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양상을 보면 이명박 정부의 위기 대응 방식과 국민과의 소통 능력이 낙제점을 크게 밑돌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강부자, 광우병, 독도분쟁, 금강산 관광객 피격 건 등등의 대형 이슈에서 보듯이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캐치하지 못하고 있으며 연신 우왕좌왕, 갈팡질팡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나는 언제 부턴가 청와대 안의 어줍짢은 비둘기들이 문제가 아닐까하고 의심하고 있다. 조직안에는 의례히 매파와 비둘기파가 있기 마련이다. 둘 다 장단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출범후 주요 정책 기조와 국정 전략을 수행함에 있어서 줄곧 매파에 비해서 비둘기파가 중용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기(?) 청와대 멤버들의 경우, '창의적 실용'과 '상생 통합'이란 명분을 앞세워 비둘기 우위의 특징을 여실하게 드러내었다고 보고 있는데, 그러나 알다시피 그 결과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의 가속화로 지지율의 대추락을 가져왔을 뿐이다.
한마디로 청와대를 중심으로 정부 여당이 삽질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비대한 공룡 처럼 땅에 나뒹굴기 직전으로 까지 내몰리고 말았다고 하겠다. 이런 일은 청와대 2기 멤버가 들어 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청와대 안에 있는 소위 계급 높은 비둘기들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죽이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일견 타협과 통합이란 이유를 들어서 칼을 빼들어야 할 때 대통령에게 매번 백기를 들고 나오게한 것 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우유부단한 모습만을 보이면서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진영에서는 대통령과 지금의 권력을 조금도 무서워 하지 않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대통령이 동네북이자 등신, 쪼다라는 반응이다. 광우병을 계기로 놈들의 기가 살대로 살아 났다. 방송과 인터넷이 국민과의 소통 수단을 움켜쥐고 여론을 일방적으로 몰아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보겠다.
현재 대통령은 지지율의 반전을 노리면서 암중모색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지만, 그런데 상황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보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의 연이은 고개 숙임으로 인해 '추진력'과 '능력'이란 이명박 브랜드가 죽어버린 것으로 보이면서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율 확보의 핵심이랄 수 있는 중립층 국민들 마저 대통령을 좋게 보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이들은 대통령을 무능, 무기력, 무소신, 무원칙, 무대책의 인물로 보기 시작했다. 보수층의 실망 또한 갈수록 커져만가고 있다. 지지 철회란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 올바른 인식일 것이다.
이렇다고 보면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잃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취임 후 부터 지금까지 드러난 그의 단점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면 가위 총체적인 위기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의 겉으로 드러난 단점이라면 이런 것들이 아닐까.
1, 의욕이 지나치다. 2, 조급해 한다. 3, 명쾌하지가 않다. 4, 순발력이 없다. 5, 지혜롭지가 않다. 6, 용기도 없다. 7, 결단력이 없다. 8, 사람을 부릴 줄 모른다. 9, 시스템을 이용할 줄 모른다. 10, 정치적 감각이 없다. 11, 여론을 움직이는 방법을 모른다. 12, 원칙과 소신이 없다. 13, 언변이 없다. 14, 설득력이 없다. 15, 통이 작다. 16, 완고하고 째째해 보인다.
17, 비전이 없다. 18, 친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19, 능력이 없는 것 같다. 20, 전략적인 마인드가 없다. 21, 마땅히 중용해야 할 인사들을 멀리한다. 22, 이념이 뭔지 알 수 없다. 23, 결정적으로 대통령의 속을 알 수 없다. 24, 피아 구분을 하지 못한다. 25, 통찰력이 없다. 26, 잔재주를 부릴려 한다. 27, 유약하다. 28, 스스로 집권 기반을 죽이고 있다. 29, 경제 전문가가 아닌 것 같다. 30, 말에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만이 아닐 것이다. 지적하자면 끝도 없다. 감춰졌던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수십, 수백의 약점들이 상호 연쇄 작용을 일으키면서 일거에 대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서울 시장, 대통령 후보일 때와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은 전혀 딴 사람이 되어 있고, 이미지 또한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로 망가지고 말았다. 이러고도 신뢰회복이 과연 가능할런지? 국정 운영을 잘 할 수 있을 것인지?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장기 처방 보다는 단기적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2~3년 뒤만을 보고 느슨하게 대응하다간 변변히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일 년 안에 민심으로 부터 거센 정부 교체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땐 야권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이나 보수 일각에서도 물갈이론에 편승하여 대통령을 닥달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마디로 고립무원의 상황이 될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의 기대를 받기 위해서는 전면적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고강도 카드가 있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몇가지 주문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1, 전면적인 내각 쇄신(가난+ 도덕성+ 지역 균형이 인사 발탁의 주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2, 정권을 양분하는 일이 있더라도 박근혜의 협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3, 대통령 일인에 의한 상명하달식 인치 보다는 시스템이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도모해야 한다.
4,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장자방(개인이든 그룹이든)을 천하를 뒤져서라도 구해야 한다.
5, 언론(특히 방송)을 중립화 시켜야 하고, 인터넷에 우호적인 지지세력을 확보해야 한다.
6, 강만수를 경질해야 하는 이유와 강만수가 없어도 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7,교육 개혁 정책을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이며 자본주의적 원리를 일부 훼손하더라도
대학 등록금 인하 방안과 사교육 경감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8, 공기업 개혁을 여론에 관계없이 소신 껏 밀어부쳐야 한다.
9, 최시중을 물러나게 하고 그 자리에 중립성 시비 없는 안전한 인사를 앉혀야 한다. 현 시스템
에서는 방통위원장이 중립적인 인물이라도 얼마든지 우호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오히려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느라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측근 최시중 보다는 나을 것이다.
10,YTN 문제가 장기화할 것 같으면 미련없이 구본홍을 포기하라.
위 열 가지에서 적어도 다섯 가지 정도는 어떤 경우든 현실화 시켜야 하는 필수적 처방이다. 다다익선, 선택하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치적 효과는 크다. 이대통령이 유연한 정치력을 발휘하면 가능하다고 보지만, 이것 마저 못해낸다면 그에 대한 기대는 거의 사라질 듯 하다.
아래 다음의 주문 사항은 다소간 논란이 있는 것들로서 이대통령이 부작용을 감내하고 독한 약을 쓰겠다면 상황에 따라서 선택할 수도 있는 카드들이 아닐까 한다.
11, 전술적인 의미로 당분간은 부시의 미국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태도가 요구된다.
12, 북에 대해서는 상호주의를 확고하게 적용하라.(어정쩡한 스탠스는 안된다. 강공이 어렵다면
차라리 김대중의 아류가 아닌 이명박판 햇볕으로 가라)
13,복수노조를 조기 도입한다.(노조는 노조가 견제해야 효과적이다?)
14,노무현의 부동산 정책 중 집값하락에 효과가 있는 것은 어느 정도 활용해도 괜찮다고 본다.
15,때에 따라선 좌파적 포퓰리즘을 전술의 하나로 활용해도 무방하다.
16,무너진 이미지와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명박 브랜드를 죽이면 안된다. 여론상황이
호전되는 기미가 보일 경우, 신중하게 대운하의 공론화를 시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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