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폭 넓히는 `친노대통령` 진영 눈길 [연합]
정치참여.기념사업 등 활동 분주 노무현 전 대통령이 25일 퇴임 6개월을 맞이하는 가운데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각개약진 형태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이 '정치 불개입' 원칙을 역설하고 있지만 주변 참모들을 중심으로 친목에서부터 연구, 정치 활동을 위한 각종 모임이 꾸려지며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중심에 둔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
우선 정치권 내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친노(親盧) 진영은 민주당의 지난 7.6 전당대회에서 안희정 최고위원을 탄생시키는 저력을 발휘했고, 원내만 해도 이광재, 서갑원, 백원우, 송민순, 이용섭, 조영택 의원 등이 활동하고있다. 다만 의정연구센터를 만들어 활동했던 17대 국회 때와 비교해 계파색은 옅어졌다는 평가다.
정계 진출을 노리는 인사들의 모임도 꾸려질 전망이다.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승용 전 홍보수석 등 정치권 입성에 관심을 둔 청와대 참모 출신 30여명이 26일 봉하마을을 방문키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이들은 현역의원들을 포함해 모임을 '청정회'라고 명명하고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한 참여인사는 "정치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친목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시각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공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참여정부의 정신을 살려나가자는 취지에서 연구나 기념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성경륭,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성환 전 정책조정비서관 등이 주축인 '미래정책연구원' 설립작업이 대표적이다.
참여정부의 정책개발에 직.간접 참여했던 인사와 학자를 위주로 구성된 이 연구원은 최근 발기인총회를 한데 이어 9월중 공식 발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10월4일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식을 역점적으로 준비중이고, 이 행사에 노 전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기념사업을 위한 재단 설립을 준비중이다.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관련사업이나 저술활동 등을 위해 현재 준비위를 구성하고 있는 단계"라며 "다음달쯤 준비위가 꾸려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봉화를 설립했다.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가꾸기 사업을 지원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최근 봉하마을 입구의 빌라 14채를 매입했지만 본격적인 활동 단계는 아니다.
이해찬 전 총리가 주도해 지난 4월 설립한 재단 '광장'은 남북, 경제, 교육 등 분야별 연구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최근 대통령기록관 건립을 자체 추진키로 결정하고 모금 활동 등을 전개중이다.
순수 친목 모임으로는 청우회와 참정회가 있다. 청우회는 청와대 비서관 이상 직책을 지낸 인사 200여명의 모임으로, 지난해말 노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참정회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과 장관 등 고위관료를 중심으로 한 모임이지만 새 정부 출범 후에는 두 모임 모두 공식 회합을 갖지 못했다.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의 왕성한 활동은 궁극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한 친노 진영의 정치세력화 논란을 촉발시키지만 봉하마을측은 "정치 불개입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각종 사업은 참모들 스스로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친노'라는 엄연한 정치세력과 지지기반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한 노 전 대통령은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주체가 될 수 밖에 없고,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현실정치에 일정하게 개입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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