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퇴진·공천심사위 백지화 등 요구... 서울 16개 위원장 성명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구영식(ysku) 기자
▲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는 31일 당무감사 자료 파문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종책임자인 최병렬 대표가 직접 전국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전모를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당무감사 문건 유출사건을 계기로 한나라당의 공천국면이 신주류와 구주류 간의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전날(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최병렬 대표 퇴진론을 제기한 데 이어,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서청원 전 대표가 최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 3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 대표의 당운영을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빗대며 포문을 열었다. 서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처럼 최병렬 대표가 한나라당을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최근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편가르기나 자기사람 챙기기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최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서 전 대표는 "최근의 당기문란은 개인의 욕심에서 비롯됐다"며 최 대표를 겨냥한 뒤 "당무감사 결과가 공정성도 없고 일부가 밀실에서 조작하는 행위에 대해 현 지도부는 문책을 받아야 한다"며 현 지도부 퇴진론을 제기했다.
서 전 대표는 이어 "당기위원회를 통해 문건유출의 책임소재를 밝히고 최 대표가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할 때만이 수습이 될 수 있다"며 "어제 의총에서 제기한 지도부 사퇴와 공천심사위 백지화, 조속한 연찬회 실시 등을 수습책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대표는 특히 "지난 6개월간 하고 싶은 얘기도 자제하고 많이 인내해왔다, 만약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좌시하지 않겠다"며 경고했다.
서 전 대표는 "최근 최 대표를 몇차례 만나 당문제를 의논했다"면서 "불행하게도 최 대표는 내 얘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의 욕심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최 대표를 성토했다.
또한 서 전 대표는 "3주 전 의총에서 당의 사당화를 우려했고 이를 시정할 것으로 요구했다"면서 "대선 비자금문제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전 대표는 "우리 당은 현재 때를 놓치고 헛발질하는 리더십 부재의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지구당위원장과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당의 진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런 상황에서 새해 벽두부터 공천심사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거듭 조속한 연찬회 실시를 제기했다.
다음은 서 전 대표와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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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은 무슨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인가.
"현 지도부가 수습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 미리 예단하고 말하지는 않겠다. 곧 그 얘기를 할 기회를 갖겠다."
- 최 대표에게 살신성인을 요구했는데 결국 퇴진하라는 얘기인가.
"어제 의총과 서명 내용을 존중한다. 위원장·의원 연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고 방향을 결정하면 거기에 따르겠다. 개혁은 절차적 공정성과 민주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공천심사위가 구성되기도 전에 자료를 유출하는 것은 헌정사상 한번도 없었던 일이다. A등급 받은 사람이 D등급으로, B등급을 받은 사람이 C등급으로 돼 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누가 조작을 했나 밝혀야 한다. 이것은 특정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음모이다. 계획적이다."
-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데.
"연찬회에서 결정할 일이다. 열지 않으면 지도부와 상관없이 전국 위원장·의원 회의를 소집하겠다.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 상당수 의원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는데 서명 내용이 뭔가.
"몇 사람이 주도하고 있는데 내용을 봤더니 공감할 만해서 서명해줬다."
- 현재의 공천기준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당무조사 자료를 폐기했다는 것이 조작됐기 때문에 그게 드러날까 봐 그런 것 아닌가. 왜 폐기하나. 이런 사람들이 당을 이끌어가고 있다. 앞으로 여러분들을 자주 만나겠다."
한나라당 서울 16개 위원장, "최-이 사퇴" 등 4개항 공개 요구
한나라당 서울지역 16개 지구당 위원장들은 31일 최병렬 대표와 이재오 사무총장의 사퇴 등을 비롯한 4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현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이날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최 대표와 이 총장의 사퇴 이외에 비상대책위 해산과 공천심사위 해체, 전 지구당 후보 경선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당무감사라고 하는 인위적 잣대로 공천기준을 정하고, 이를 A-B-C-D-E 등급으로 나누어 공천하려고 의도한 당 지도부의 작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현 지도부를 성토했다.
이들은 "이러한 당 문건 작성과 유출사태는 당을 치명적으로 분열시키고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를 자초한 최악의 이적행위"라며 "그럼에도 이 급박한 시점에서 대표를 비롯한 책임자는 아무런 구체적 행동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성명서에 서명한 16명의 국회의원·위원장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인섭 고진화 김기배 김도현 김중위 박명환 박원홍 박성범 박주천 백영기 양경자 유광언 유준상 장두환 조종만 최수영
2003/12/31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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