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실상과 개정 사학법의 빗나간 초점[문화일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12일 발표한 ‘2005년도 교권침해 사건 및 교직상담 처리 실적’은
교사의 권위가 짓밟히고 있는 실상을 보여준다.
학생이 교사를 협박하고,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해 교사의 뺨을 때리는 등
교권침해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 수위에 이른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 교권침해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나
사립학교법 개정 논의가 초점을 잘못 잡았음을 일깨워준다.
교총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사례는 178건으로 2004년의 191 건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으나 폭언·협박·폭행 등 학부모에 의 한 부당행위는
40건에서 52건으로 30% 늘었다고 한다.
초등학생 자녀가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서 있는 벌을 받았다고 해서
학교 와 교육청에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하며 협박하는가 하면,
무고( 誣告)성 진정서 제출, 고소 등으로 교권을 침해하면서
학부모들은 학교에 어떤 교육을 해주기를 기대하는가.
여교사 교권침해의 42 .4%가 학부모들에 의한 것으로 남자교사의 경우보다
두드러진 사실과 함께 사학 교원에 대한 교권침해 사례 45건 중 절반 가까운 21건이
부당전보, 권고사직 등 재단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도 허 투루 봐넘기기 어렵다.
개정 사학법이 개방형 이사제 등으로 사학의 건학 이념과 자율성·재산권 등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교권 을 보호하는 차원이었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감사원이 13일부터 120개 사학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한 일도
초점이 빗나가기는 마찬가지다.
사학 비리 적발이라는 명분 뒤로 개정 사학법 시행에 반발하는 사학의 기를 꺾고
길들이기 를 하려는 의도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힘들다.
정부가 위헌 소지 를 안은 개정 사학법을 기어이 시행하려 하고 사학단체가 반발하자
뒤이어 나온것이 1월6일 청와대의 사학비리 전면조사 방침이었던 만큼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그 적절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 을 동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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