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물러나] 추락 전투기 30년간 사용

30년 넘은 노후기종… 기체결함 가능성 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소속 A37 항공기 추락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사고 직후 사고대책위를 구성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사고 원인은 기체 결함과 조종 미숙 두 가지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5일 “현재로서는 사고 원인에 대해 어떤 추정도 할 수 없다”며 “조종사 실수나 기체 결함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항공기는 400m 상공에서 ‘나이프 에지’라는 고도의 항공기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사고 항공기는 교차회전 직후 상승하지 못하고 두 번 회전한 다음 곧바로 추락했다.

이 항공기는 1976년 도입된 노후 기종으로 조종 미숙보다는 기체 결함 때문에 추락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공군은 A37 항공기를 에어쇼용과 함께 30대 정도를 전투비행단에 배치,대지(對地) 공격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도 “정비를 열심히 하고 있으나 도입된 지 30년이 넘은 낡은 기종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A37에 대한 비행 중단을 예하 부대에 지시했다.

조종실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랙이글은 각 비행단에서 선발된 최고의 정예 파일럿으로 구성된다. 공군은 1953년 특수비행팀을 창설했으며 블랙이글은 1967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사고 항공기 조종사 김도현 대위 역시 뛰어난 비행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2월 블랙이글에 배속받아 활동해 왔다.

그러나 곡예비행은 늘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에어쇼의 경우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근접비행을 하거나 비행 고도를 낮추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더욱 높다.

1998년에도 강원도 춘천에서 에어쇼를 앞두고 고난도 곡예비행 연습을 하던 블랙이글 소속 A37 항공기 2대의 날개가 서로 부딪히면서 1대가 추락했다. 공군 관계자는 “블랙이글 곡예비행 중에는 항공기가 1m까지 근접하기 때문에 숨소리와 호흡만 안 맞아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파일럿이라도 조종석에 앉으면 겸손한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군 항공기 사고는 1990년대 들어 20여건 이상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대부분 노후화나 정비 불량에 따른 기체 결함,조종 실수였다. 특히 A37을 비롯해 공군이 운용 중인 F5E(1974년 도입),F4D(1969년 도입),F4E(1977년 도입) 등은 도입한 지 30년 이상 된 노후 기종들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엄기영 기자 [email protected] 20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