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최경준(ysku) 기자
백승홍 의원(대구 중구)은 14일 당무감사 문서유출 사건에 반발,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17대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백 의원은 이날 오전 대구 중구 지구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도부에 눈치나 보고 입 조심이나 하는 그런 정치를 하지 않고, 처음 정치를 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제 정든 한나라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나의 정치적 고향인 서구에서 무소속으로 주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청원 전 대표 계열로 알려진 백 의원은 그동안 당무감사 자료 유출 파동에 대해 진상규명과 공천심사위원 교체를 요구하는 한편, 당무감사 조작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반발,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영남권에서 탈당 의원이 발생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동반탈당 가능성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무감사 유출 파동이 사실상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백 의원의 탈당 여파가 얼만큼 증폭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백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대구 서구는 강재섭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여서, 강 의원이 공천을 받을 경우 양자대결이 예상된다.
다음은 백승홍 의원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정든 한나라당을 떠나면서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과 대구시민 여러분! 본인은 당무감사자료 조작유출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과, 원칙과 기준도 없이 일부 지도부 경선 참여자들의 대리인을 내세워 구성된 공천심사위원회를 전원 중립적인 인사로 재구성할 것을 수 차례에 걸쳐 지도부에 건의하였으나 지금까지 외면·묵살 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인의 정당하고 진심 어린 충정에 대해 일부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 몽니나 부리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이제 정치를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한나라당의 공천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도부에 눈치나 보고 입 조심이나 하는 그런 정치를 하지 않고 처음 정치를 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제 정든 한나라당을 떠나고자 합니다.
나 하나의 희생으로 족하니, 이회창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했던 의원님들에 대한 당의 따뜻한 배려가 있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당을 떠나는 것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당으로 거듭 태어나 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
향후 거취와 관련하여
지난 16대 총선에서는 서구지역구의 통폐합으로 인해 제가 15년 동안 정들었던 서구 갑 지역구를,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강재섭 의원에게 양보하고 중구로 지역구를 옮겼고, 그간 중구를 위해 혼신의 열정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인구 감소로 인해 중구 선거구가 단독으로 유지 할 수 없는 불행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인은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나의 정치적 고향인 서구에서 무소속으로 주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 사랑하는 대구와 서구의 발전에 온몸을 던져 일하고자 합니다.
2004년 1월 14일 국회의원 백승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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