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정부가 없다"
납북피해자에게 세금걷는 정부는 약탈자일 뿐,
정부가 될 것인가? 약탈자로 남을 것인가?
군산 앞바다에는 섬들이 많습니다. 이름하여 고군산군도라고 하지요. 지금은 간척이 많이 진척되어 지명으로만 남아 있는 섬이 여럿 있고, 새만금 둑까지 완성되고 나면 그 나마의 섬도 부족해져서 군도라고 하기엔 좀 어색할 것입니다. 아무튼 이 고군산군도에서 으뜸으로 아름다운 섬은 선유도입니다. 뭍으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는 까닭에 황해라고는 하나 사방이 탁 트인 푸른 바다입니다. 새만금 둑도 보이지 않는 바다 가운데에 그는 있습니다. 예쁜 백사장이 손오공 여의봉 가운데 토막모양으로 펼쳐져 물이 들고 날 때마다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 아름다운 마을에, 마치도 동막골마냥 행복한 사람들이 살 것 같은 그 섬마을에 한 늙으신 어머님이 28년의 세월동안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았답니다. 푸르디 푸른 가슴에 막내 아들을 묻고 살았답니다. 78년 당시 군산에서는 꽤 알아주던 기계공고에 막내아들을 보내 놓고 행복해 했을 그 중년의 어머니가 이제 어찌할 수 없는 할머니가 되어 아들과 손녀를 만나고 싶다고 눈물짓습니다.
비단 이 분의 눈물만이겠습니까? 김일성-김정일 부자는 휴전이후 지금까지 해상, 공중, 해외에서 모두 4백70여건의 납치극을 벌여 3,738명의 한국인을 납치했습니다. 이 중 대다수는 사상세뇌교육과 간첩교육을 시킨 후 돌려보냈으나 아직까지 442명은 돌려보내지 않고 있는 전무후무한 납치집단이지요.
이들의 주된 구호가 ‘통크게 사업하자’는 것이니 납치도 매우 대규모여서 비단 한국인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인 납치야 모두 알게 된 것이고, 레바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인 등도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납치되어 왔습니다. 바벨탑이 무너지고 인류가 각각의 언어로 나뉘어진 이후 신에 대한 도전으로 인류통합을 할 작정이라도 한 듯이 무차별로 납치를 벌여 왔습니다. 인정합니다. 김정일 그 양반! 확실히 통이 크긴 큽니다.
미국의 아시아감시위원회와 미네소타 변호사 국제인권위원회가 1988년에 펴낸 ‘북한의 인권’이라는 책에 증언과 자료들이 나와 있습니다. 78년 홍콩에서 납치되었던 신상옥, 최은희 부부도 중국인과 요르단인 납치피해자들을 만났다고 하구요.
전무후무한 대형 납치극! 김정일씨에게 아무리 햇볕을 쏟아부어도 옷을 벗을 수 없는 수 백가지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일본인 납치를 역시 ‘통크게’ 시인하고 일본의 배상금을 받아 자신의 체제를 어찌 어찌 연명해 보려했는데 그것이 글쎄 일파만파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개인을 수령의 총폭탄으로 여기는 김정일의 사고로 개인을 가장 귀중한 존재로 여기는 자유민주주의 사고방식을 어찌 예측이나 했겠습니까? 급기야 현대 과학기술과 일본정부의 참으로 집요한 노력으로 그 불똥이 한국인으로까지 번지게 되었습니다.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은 한국에서 납치된 선유도의 순박한 고등학생 김영남이었던 것입니다.
그 사이에 우리 정부가 한 것이라고는 윗분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눈물어린 호소를 가로막아 나선 것 밖에 없습니다. 납치자에게는 ‘양식있는 지도자’라느니, ‘통큰 지도자’라고 떠받들고, 피해자에게는 조용히 입을 막아나서는 정부와 여당은 누구에게 세금을 받고 있는지... 기가 막힐 일입니다.
조폭도 행상들에게 세금을 걷으면 행상들의 안전을 보호해 줍니다. 물론 그 조폭들이 그러는 것은 마음이 좋아서라기 보다 행상을 보호해주어야 계속 수입이 생기기 때문이겠지요. 국민들이 자신의 자유를 제약할 권한을 주고, 자신의 재산에 대해 징세할 권한을 양도하면서 정부에게 요구한 것은 안전이었습니다. 제약된 자유, 제약된 재산을 감수할 테니. 생명과 안전을 지켜 달라 한 것이지요. 그 계약을 지키지 못한 정부는 이미 정부가 아닙니다. 조폭보다 더한 약탈자에 불과하지요.
지금 대한민국에 정부가 있나요? 떳떳하게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선유도 노모 앞에서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아버지를 빼앗기고 부디 살아만 있어달라고 눈물짓는 최우영님 앞에서, 아버지의 뼈만이라도 고향땅으로 모시고 싶다는 최성용님 앞에서.. 과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부디 부탁인데 그 입으로 도덕이니, 청산이니 하는 말 그만하세요. 업(業)을 쌓는 것입니다.
좋습니다. 찬성합니다. SOC투자든 뭐든 해서 442명의 납치피해자를 찾아 가족에게 돌려보내고, 국군포로들을 조국으로 오게 할 수 있다면 누가 뭐라고 하든 저는 찬성합니다. 지금까지 온갖 지원이나 개발들이 납치범죄자, 온갖 양아치 편력의 소유자의 비위나 맞추어서 문제를 삼은 것이지, 북한동포를 살리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구해 오는데 쓰인다면 맨발로라도 다니며 지지할 것입니다. 저이들의 인권을 개선하는데 쓰인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고통을 감수하자고 저와 동료들이 앞장에서 호소하고 다니겠습니다. 부디 그렇게 하십시다.
납치든 위조지폐든 뭐든 문제만 나오면 아직 사실확인이 덜 되었다는 이야기만 반복해서 나오는데, 그래서 제가 김정일씨의 고백을 말미에 적어두고자 합니다. 이 고백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78년에 납치되었던 최은희씨와 이제는 고인이 된 신상옥씨가 녹음해 온 것입니다. 83년 노동당 중앙청사에서 김정일씨가 두 사람을 접견하는데 이때 최은희씨가 핸드백에 몰래 녹음한 것이지요. 한마디로 납치에 대한 김정일씨의 육성증언입니다.
“그래서 좋다. 그럼. 그 사람(신상옥)을 한번 데려와야갔는데 그런데 그 사람 데려오는 걸, 남자 데려오는 건 좀 무리다. 그래 무린데 남자 데려오지 말고, 신감독을 유인, 유혹하자면 뭐가 필요한가. 그래서 실제 최선생(최은희)을 이렇게 데려다 놨습니다. (하하하)”
유전자로도 증명되었고, 범죄자의 자술서도 받아놓은 마당에 이제 선택은 하나입니다. 정부다운 정부가 될 것인지. 아님 조폭보다 못한 약탈자가 될 것인지.. 선택은 자유입니다만 결과는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시사웹진 뉴라이트닷컴(www.new-right.com)의 양해를 얻어 조선닷컴에 게재합니다.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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