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33% 깎아놓고 공무원연금은 9.5% 깎겠다니 Url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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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공무원연금발전위원회가 가입자가 내는 돈은 현행 과세 소득의 5.52%에서 7%로 올리고 받는 돈은 지금보다 9.5% 줄이는 공무원연금 개선안을 만들었다. 위원회는 작년 1월엔 내는 돈은 과세 소득의 8.5%로 올리고 받는 돈은 기존보다 20% 삭감하는 안을 냈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후 새로 구성된 2기 공무원연금발전위원회에 공무원노조 대표와 노조 추천 교수 등 공무원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12명이나 참여하면서 연금 개선안이 작년 1기 위원회 때보다 훨씬 후퇴해버린 것이다. 위원 29명 가운데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를 빼고 나면 세금을 내는 국민 입장을 대표하는 사람은 2명밖에 안 된다. 위원회 구성부터 뻔한 결론이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공무원연금제도를 바꿔야 하는 이유는 이대로 두면 매년 어마어마한 국민세금을 구멍난 공무원연금 재정을 메우는 데 써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그 돈이 1조2684억원이었고, 내년엔 2조500억원, 10년 뒤인 2018년엔 8조1676억원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번 개선안은 2018년에 메워야 할 적자 규모를 6조129억원으로 2조1547억원 줄였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듣는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다. 고유가, 경기 침체에 세계적인 금융 불안까지 겹쳐 서민들은 하루하루 줄타기라도 하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국민에게 10년 뒤엔 세금에서 6조원을 퇴직 공무원들의 안락한 노후생활을 위해 빼내가겠다는 청구서를 내놓은 것이다.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 차별도 지나치다. 공무원연금발전위 안 대로라면 신규 공무원들은 연금 지급액이 지금보다 25%가량 줄게 돼 있다. 하지만 20년 근무한 공무원은 6.3%, 10년 근무한 공무원은 8.3%만 줄어드는 것이다. 기존 공무원은 현행대로 연금을 60세부터 탈 수 있는데 신규 공무원은 65세부터 받게 해놨다. 이렇게 해서 생겨나는 공무원들의 세대 갈등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연금은 작년 7월 연금 지급액을 생애 평균 소득의 60%에서 40%로 3분의 1이나 깎았다. 국민연금 기금이 바닥나는 건 40년, 50년 뒤의 일이다. 공무원연금기금은 이미 2002년 말라버렸다. 국민연금보다 공무원연금 재정상태가 훨씬 나쁜데도 정부는 국민연금은 팍팍 깎아놓고 나서 공무원연금은 깎는 시늉만 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입력 : 2008.09.2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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