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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 "호주제 폐지 후 한국사회는 대혼란에 빠질 것"

"호주제 폐지 후 한국사회는 대혼란에 빠질 것"

"만일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안이 통과된다면 전국 유림이 국민과 함께 결사 항쟁할 것이다. 아마 정부여당은 재앙이 될 것이다. 민족의 전통을 경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나라에 독이 되는지를 보여 주게 될 것이다."

[시민의신문] 2005-01-12 20:21

호주제는 관습적으로 우리 역사에 전통문화로 존재해왔다고 볼수 있는가. 10일 대법원이 '1인1적제'를 핵심으로 하는 호주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호주제를 둘러싼 논란은 '폐지'로 가닥이 잡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적 양성평등을 위해 호주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호주제가 우리 사회의 전통문화이며,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유림 쪽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여야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개정안을 내놓았고, 그 처리가 올해 2월 임시국회로 넘겨지게 되었다. 유림 등 호주제를 옹호하는 측은 법안이 통과되면 헌법소원 또는 재개정운동 등 강경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왜 그들은 다양한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굳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간 동성동본 금혼제에 따라 고통받아온 실재하는 가족들의 경우처럼 호주제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극력 반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선 여성단체 사이트 등에서 소위 '안티페미'라고 불리는 감정적 대응만을 일삼는 '훌리건들'이 아닌 합리적 설명이 가능한 '선수급' 인터뷰이가 필요했다.

필자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건 언젠가 대학로에서 마주친 호주제 옹호 플래카드였다.
(* 주 : 작년 호수청 회원님들의 수고가 헛수고가 아니엇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 기자는 호주제 옹호의 '본산' 유림회관에 있는 성균관 교육원을 찾아갔다. 기자는 유림의 입장을 먼저 들어본 뒤, 만약 그들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면, 다시 여성계를 찾아 '반박'을 들어볼 계획이다. 따라서 이 기사는 호주제에 관한, 기획 시리즈의 첫번째 기사다.

인터뷰에 응한 최병철 성균관 교육원장(아래 사진)은 "조선일보 같은 일간지만 관심을 갖는 줄 알았는데 시민의신문 같은 매체에서도 우리 이야기를 다뤄준다니 고맙다"고 인터뷰에 적극 응했다. (최 원장은 기자에게 대법원의 '1인1적제' 대안이 제시된 지난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그에 의하면 조선일보가 '호적의 유래'라는 기사에서 "호주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것이 1896년 9월 1일 고종 칙령 제 61호로 호구조사 규칙이 시행되면서 부터다"라고 밝힌데 대하여, 호주의 개념은 이미 고려시대부터 있었고, 고종 때부터라는 설명은 여성계의 관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는 것이다)

최병철 성균관 교육원장

그는 '유가경전에 나타난 국가형성이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청주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기도 한, 적어도 호주제와 관련해서는 최고의 옹호논리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유림은 호주제가 폐지돼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인가.

△호주제가 필요한 까닭은 역사적 전통으로 이어진 '관습'이며 자연법사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가족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모, 어느 한쪽이 기준(법)으로 될 수밖에 없다. 기준없는 사회공동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인류사회는 부계제사회이다. 또한 호주제의 폐지는 곧 호적의 폐지이니 가족의 기준자가 없어 형제자매조차 뿔뿔이 흩어지는 모래알이 되는 것이다.

호주제는 성씨가 이어지는 부계제 사회의 일환이고, 자연법원리에 부합하는 한민족의 독창적인 가족제도로서 남녀평등에 위배된다는 사실과는 별개다. 실제, 호주제와 관련된 현행법을 보면 호주는 성씨계승의 기준자이며 가족의 대표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호주가 갖는 우월적인 지위 또는 여성들이 주장하는 식의 지배 통솔자를 암시하는 조항이나 표현조차 없다.

다만 호주승계에 있어 아들이 1순위가 되고, 딸이 2순위가 되며, 아내가 3순위가 되는 사항이 있을 뿐이다. 아들 다음에 딸인 여자가 호주승계의 2순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호주승계조차도 강제가 아니라, 자신이 호주를 포기 또는 양보할 수도 있는 임의승계제도이다. 국가는 왜 국가원수가 있어야 하나. 그것은 평등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 다른 관점에서 볼 때, "왜 아내는 1순위가 되면 안되는가?"라는 질문도 가능하다.

△ 성씨가 부계를 기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성씨 계승에서 아들을 1순위로 정한 것은 자녀에게 성을 물려주는 기능을 고려한 것이고, 딸은 시집을 가기 때문이다. 자녀가 없을 경우는 자손이 끊어져 성씨계승도 없으니 자연히 아내에게 돌아간다. 호주승계의 순번이 뒤로 밀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별다른 권한도 없는 호주를 굳이 없애서 가족을 산산 조각내는 우를 범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성립될 수 없다.

- 호주제가 양성 평등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주장인데...

△ 현행 호주제나 가족법에는 호주승계 순위 외에는 어떠한 경우도 남녀의 차별을 두는 조항은 없다. 따라서 남녀평등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부계제사회의 전통은 대부분의 나라, 미개한 아프리카에서도 기본원칙으로 되어있다. 신약성서 첫머리에는 아브라함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기까지 42대에 걸친 족보를 나열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파기하려는 것은 성서의 기본정신에 위배될 뿐 아니라, 평등이데올로기라는 서구의 정치적 개념에 집착한 지극히 편협한 사고에 불과한바, 가족관계의 커다란 질서체계를 하루아침에 뒤바꾸어 정글사회를 지향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또한 호주제 폐지는 일가친척뿐만 아니라 조부모 삼촌 고모와 형제자매 관계까지도 남남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호주제가 있음에도 늙은 부모를 내다버리거나 방치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한데 만약 신분등록에서조차 가족관계가 지워진다면 과연 이 사회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여성운동가들은 여성의 인권운동을 하는 것인가, 여성의 이권운동을 하는 것인가 묻고 싶다.

호주제의 폐지는 호적부의 폐지여서 가족질서의 혼란이며, 가족해체자체이다. 특히 서구적 사조와 이기주의의 팽배로 도덕적 타락은 물론 이혼율과 가정파탄이 더욱 늘어날 것은 명약관화하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호적이 없어지고, 호적이 없어지면 가족이라는 공동체도 사라진다. 개념없는 곳엔 의식도 없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없으면 가족의식도 사라진다. 가족없는 나라가 이 세상 어디에 있던가.

-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을 적용해 위헌판결을 내렸다. 호주제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이고 관습적인 민족문화'라는 것을 강조할 계획인가.

△ 물론이다. 실재가 그렇지 아니한가. 우리의 성씨는 그 정확한 연대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오래다. 밀양 박씨만 보더라도 그 시조는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이다. 얼마 전에 그가 실재인물임을 과학이 밝혀 주지 않았는가. 박씨 외에도 고구려의 시조 고씨등 삼국시대이후 수많은 우리나라의 성씨는 모두 호주제의 전통이 아니면 계승될 수 없었던 가족체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본관은 우리나라가 땅이 좁고 성씨가 중국에 비해 적어 그 훌륭한 후손을 배출하기 위하여 동성동본제도까지 만들어 호주체계를 발전시켜 왔던 것이다. 우리의 조상들이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님을 문화적 전통에서 잘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서양적 사조에 젖어 제나라 조상을 경시하고 제 민족문화를 깔보는 사고방식이야말로 나라를 좀먹는 일이다.

여성단체는 남녀평등에 집착한 나머지 헌법9조에 나타난 전통문화와 민족문화의 창달에 해당하는 우리의 가족문화라는 사실을 은폐시키기 위하여, 호주제를 일제의 잔재라고 굴레를 씌워 젊은 네티즌들을 현혹하여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혹세무민에 불과하다. 그들은 1997년 동성동본금혼법이 헌법재판소에서 불합치 판결이 나기 전까지만 해도 호주제가 일제의 잔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튼 호주제가 일제의 잔재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허구이다.

- 왜 허구라고 보는가.

일제 때 호주제와 동성동본금혼제를 채택한 사실은 틀림없다. 그러나 일제 이전에 이미 우리나라에 있었던 호주제와 동성동본금혼제를 일제가 일본법 체계화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일제의 잔재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동성동본금혼제가 일제의 잔재라는 주장은 입을 봉하는가. 호주제 없이 동성동본은 성립될 수 없다. 일본은 이제까지 동성동본이란 존재한바 없다. 따라서 그 주장을 못하는 것이다. 동성동본금혼제가 일제의 잔재가 아니라면 호주제 역시 일제의 잔재가 아님은 명백하다.

이미 대한제국의 고종때 이미 건양헌법과 1909년에 제정 공포된 민적법(民籍法)에는 호적표를 만들어 집집마다 가족관계를 기록하여, 국가가 인구관리를 해왔음이 인터넷자료를 통해서도 무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제를 일제의 잔재라고 거리낌 없이 호도하는 것은 부도덕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호주제가 있음으로서만 동성동본 금혼제가 성립될 수 있다. 동성동본금혼제가 일제에 없었으므로 자연 호주제가 일제의 잔재가 아님은 자명하다.

- 호주제의 기원이 더 오래되었다는 주장인가.

그렇다. 호주제가 전통문화이고 민족문화라는 사실은 호주제의 역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려사 79지 33권 ‘식화(食貨)’ 편에 의하면, 공양왕 2년 7월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옛 제도에 양반 집에는 반드시 3년에 한번씩 호적을 만들어 하나는 관청에 납부하고 하나는 집안에 보관했는데, 각각 호적에는 호주의 세계 및 동거하는 자식이나 형제, 조카, 사위, 노비의 내력과 종파에서 낳은 아이의 이름과 생년 등 상세히 기록해 알아보기 쉽게 기록하였다.”고 하였다. 여기서 옛 제도라고 한 것으로 보아 공양왕 이전에 이미 호적과 호주제가 있어왔음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그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국보 제 131호는 바로 조선태조 이성계의 호적이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고려의 호적체계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인터넷에 보면 얼마던지 그 호주제와 호적을 입증할만한 자료를 보여 줄 수 있다. 국가가 호주제를 두는 것은 인구관리 때문이다. 인구 관리없는 국가는 원시시대조차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호적과 현행 호주제는 일제 이전의 전통적 체계임이 분명하며, 일제의 잔재라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자연과학적 원리에 의해서도 호주제는 합리적이다. 남녀는 인격적으로 평등하나 신체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법에 반영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제도와 생활과 풍습 및 행동 원리는 바로 이러한 차이 때문에 만들어진다.

- 호주제가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보지않는가?

△여성단체들은 호주제가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파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호주제에 표기된 법률조항 어느 조항도 그러한 주장은 없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호주제 자체는 호주가 가족의 성씨를 잇는 기준자이고 가정의 대표자로서 역할을 할뿐이다. 호주는 현실적으로 대표성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호주가 특별한 권한을 행사하는 조항은 전혀 나타나있지 않다. 오히려 여성계가 주장하는 친양자제(親養子制: 재혼한 여성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의 성을 새 남편의 성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 편집자註)를 보면 오히려 친양자제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아버지가 사망하고 어린 자녀를 데리고 어머니가 재혼했을 경우, 그 어머니가 자의적으로 자식의 성을 양부의 성으로 바꾸는 것은 어머니 자신의 주관적 판단이다. 어머니의 의도와 자식의 진실이 똑같다고 볼 수 없다. 어리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양부의 독단적인 성씨의 변경은 오히려 그것이 자식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여지가 농후하다. 재크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재혼을 했어도, 그의 자녀들은 케네디 성을 바꾸지 않았다. 학교에서 양부의 성과 차이가 있어 친구들이 놀리기 때문에 성을 바꾼다는 법 논리는 소가 웃을 일이다. 자녀로 하여금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성년이 된 다음 평생 진실을 속이고 사는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자녀의 행복추구권을 빼앗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특히 호주제 폐지를 주장하며, 자녀가 왜 친아버지 성만 따라야 하냐고 반문하면서, 어찌하여 양아버지 성을 따르자는 친양자제의 주장은 무슨 까닭인가. 즉 저기서는 부성 따르는 것을 부정하고, 여기서는 전혀 연고없는 양부의 성은 따르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 호주제의 폐해에 대해서 이미 여러 차례 지적이 있어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정치권도 호주제 폐지를 공약 또는 당론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 호주제 폐해는 극소수이다. 대부분의 건전 가정에서는 아무 불편이 없다. 대부분이 결손가정에서의 이해관계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는 건전가정을 모범으로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가족질서는 무론 사회질서가 유지된다. 건전한 가정교육을 받아야 건전한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결손가정도 정당화시킨다면 모든 잘못된 것도 정당화시키는 원칙없는 사회가 될 뿐이다.

일부의 잘못이 대다수의 폐단으로 보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도 법의 원리에도 어긋난다. 남편의 학대를 받는다고 해서 호주제 때문으로 봐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 남편의 인격성이나 상호관계에 원인이 있는 것이지 호주제와는 별개의 것이다. 마치 모슨 여성들이 남편으로부터 피해를 받는 모든 것을 전통적인 가족제도인 호주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못한 생각이다. 불륜과 이해관계가 오늘날 부부갈등의 원인임을 직시하자.

- 비판을 구체화해보자. 예를 들어 호주제가 가부장 중심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혼과 재혼이 높아지면서 부모와 성이 달라 고통을 받는 아이들도 있다. 시대변화에 맞게 호주제를 고쳐야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 필요한 경우는 개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개정이 아니라 전면 폐지의 주장 아닌가. 구체적인 개정사항은 법개정자인 국회의 몫이고 법전문가들이 할 사항이다. 다만 제도를 살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폐해는 특별규정이나 단서로써 얼마던지 보완가능한 것이 아닌가. 이혼과 재혼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현대사회가 이(利)․불리(不利)를 따지는 이익사회가 되다보니까 이해관계에 많이 얽혀져 이혼이 늘어난다. 의(義) 불의(不義)를 따지는 도덕사회와는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부모와 성이 달라서 친양자제를 실시해야한다고 하는 여성계의 주장은 어머니의 자의적인 해석일 수 있다. 우선 자식이 생부의 성을 갖지 않고 양부의 성을 갖고 평생 살아갈 경우에 가장 큰 문제는 진실을 속이고 산다는 평생의 한을 어찌할 것인가. 모르게 한다는 사실은 더욱 잔인한 일이 아닐까. 자기를 낳아준 아버지를 속이고 자기와 관련이 없는 양부의 성을 따른다는 것은 바로 자연법 논리에 크게 위배되는 일이다. 다만 사회가 이혼한 자녀에 대하여 보다 관대한 풍토의 조성이 필요하다. 게다가 아이들이 양부의 성과 다르다는 사실을 얼마나 놀리는지 모르겠으며, 그 사실을 말해주는 선생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호주제의 현실에 맞게 개정하자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특별한 경우에 성을 바꾸어야할 경우는 앞에서 말한 특별규정이나 단서조항을 두어 구제하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기존해 있는 원칙이나 진짜 아버지를 부정하고 가짜 아버지를 진짜로 행세하는 불행이 진짜 불행이 아닐까. 제도에는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 경우 더 많은 폐단이 온다면 어찌할 것인가. 호주제의 작은 불편 때문에 호주제 자체를 없애는 것은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 호주제 폐지 진영에 바라는 게 있다면.

△ 다양한 가족형태 가운데 명절 때 수천만 민족이 이동하는 것은 무슨 현상인가. 가족공동체라는 하나의 가족의식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다양하다고 해서 모두가 정의라면, 그것은 곧 무질서를 낳는다. 즉 여성계의 주장대로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한다면 동성연애나 동거부부 · 남녀의 혼숙 등 불륜관계의 삶도 합법이 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한 남자가 여러 여자를 거느려도 좋을 것이고, 한 여자가 여러 남자와 가정을 꾸려도 인정해야 하는가. 다양성은 정당성의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그 다양성도 원칙과 기준에 따른 통일성이 없다면 그것은 혼란과 무질서일 뿐이다.

자본주의의 팽배로 우리사회가 이익사회로 전환되어있지만 정의와 도덕이 전제되어야만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이해관계에 의해서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여성의 이익만을 고려한 관점에서 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는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호주제 폐지를 전리품이나 볼모로 잡지 말기를 호주제 폐지론자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 성균관이나 유림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 먼저 헌법재판소의 위헌여부 판결을 주시하고 국회에 계류된 호주제 폐지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어떠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다. 만일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안이 통과된다면 전국 유림이 국민과 함께 결사 항쟁할 것이다. 아마 정부여당은 재앙이 될 것이다. 민족의 전통을 경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나라에 독이 되는지를 보여 주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과 더불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판을 제소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이번 국회에서 가족법을 개정했다고 해도 우리는 이를 재개정하는 일에 앞장서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헌법재판소의 호주제 위헌여부에 관한 심판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박철홍 기자 [email protected]

【인터뷰 후기】

최병철 교육원장은 성씨 문제로 예를 들면서 “만일 한 아버지 자손들이 어린 나이에 이산가족이 되었다가 성인이 된 후 성이 바뀐 친남매가 서로 모르고 만나 결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며 본의 아닌 근친혼(사촌-팔촌)의 가능성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그는 "호주제와 동성동본 금혼제는 우리 민족이 건강한 민족을 배출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늘에 두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모든 생명체의 원리이다"라며 "기준을 둘로 하면 무질서한 상황이 되고 파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호주제 폐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서울이 조선시대이래 수도였다’라는 관습헌법의 논리가 유림계의 ‘호주제는 우리 역사의 전통 관습적인 가족제도’는 입장에 대해 앞으로 헌법재판소가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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