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학법인연합회가 윤리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해 비리 조사실 을 설치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법인이나 관련자를 당국에 고발키로 하는 등 자정(自淨) 활동에 나선 사실을 우리는 각별히 주목한다. 8일 첫 회의를 여는 새 윤리위의 활동 여하에 따라 위헌 소지를 지적받아온 정부 여당의 사학법 개정안이 마지막 남 은 비리척결 명분까지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방형 이사제를 비롯한 여권의 사학법 개정안 주요 내용은 사학 법인의 건학 이념과 재산권, 학교 운영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 는 악법이라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지적이다. 여권은 비판 여론 의 비등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부 사학의 비리와 비위를 빌미삼아 전체 사학을 통제하는 내용의 개정법안을 9월 국회에서 통과시 킬 방침이라고 한다. 물론 일부일지라도 비리는 척결돼야 한다. 구 체적 범법 행위가 드러난 개별 사안에 대한 형사 내지 민사 문책 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부 사학의 비리와 사학에 대한 헌법가치 침해는 서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헌법의 근간인 사적 자치 의 원리까지 거스르면서 개방형 이사제 도입 등을 통해 사학의 자주성에 대한 제도적 규제를 고집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여권은 개정 시도를 접어야 마땅하다. 나아가 재논의가 불가피한 경우 를 상정하더라도 최소한 사학의 자정 노력의 추이와 결과를 지켜 보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다.
정부 여당은 개정안 밀어붙이기에 급급해하지 말고, 자정 노력이 가시화할 때까지 2년간만이라도 개정입법 추진을 유보해 달라는 사학법인들의 요구부터 우선 수용하기 바란다. 사학법인 역시 ‘6·27 사학분야 투명사회협약체결 및 다짐대회’에서 예·결산 공개 방침 등을 천명한 그 의지 그대로 이번 자정 노력이 결실 을 거두도록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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