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6-03-28 04:58:40, Hit : 3, Vote : 2)
제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에 저는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요덕 스토리>를 보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보았습니다.
함경남도 요덕군에 있는 수용소 요덕에서 벌어진 일을 뮤지컬로 꾸민 이야기 입니다.
뭐가 그리 대단한가요?
왜 주요 신문들이 사설에서 까지 다루는가요?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 꼭 한 번 보십시오.
저는 처음 막이 오르고 붉은 깃발을 휘두르며 체제를 찬양하는 춤을 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오래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박수를 쳐야할 지 말 지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공연이 모두 끝나고 배우들이 하나 둘 씩 무대에 나올 때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시간 이상 숨을 죽이고 빨려들 수밖에 없었던 공연에 대한 진솔한 반응이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라는 복잡한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제 이야기, 제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에 저는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북바치는 아픔을 참기 위해 흐르는 눈물을 멈추기 위해 저는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뒤로 젖히기를 수 없이 했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지금의 자강도 강계 출신이고 저도 아버지의 고향에서 태어났습니다. 저는 해방 이듬해, 남과 북이 38선으로 갈라진 후에 북쪽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남쪽으로 내려 온 것은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저를 등에 업고 남쪽으로 내려오신 부모님 덕입니다.
만일 저의 부모님이 모든 것 다 버리고 자유를 찾아 월남하지 않으셨다면 저는 지금 북쪽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가요?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남으로 오신 아버님 덕에 저는 이렇게 살 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아버지는 그리운 고향에 가 보지 못하시고 48세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생신 상을 받으시고 우시던 아버지를 기억합니다.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의 형제들이 당할 고통으로 인해 아파하시던 아버지를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북한에 있는 저의 친척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흘러내렸습니다.
<요덕 스토리>는 바로 우리의 형제자매의 이야기, 저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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