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라면 /12/ 매주 수요일
내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매주 수요일에는
모든 일을 집어치우고
집무실 책상 위에
구두를 벗은
두 다리(맨발)를 걸쳐 놓고
근무시간 내내
오로지 책만 읽겠다.
비서실 직원들도
격주 교대제로 독서를 하라고 권할 것이다.
그대로 실천하든 말든.
호주머니에 동전 5백 원밖에 없는 사람은
가게에서 501원 이상 되는 물건을 살 수 없는 일 아닌가?
머리를 텅텅 비워놓고
대통령 노릇을 어찌 할 것인가!
이 나라에는 대통령보다 머리 좋은 사람이
남녀노소를 합쳐서 약 48만 명이 되거늘!
월간지로는
‘월간조선’과 ‘신동아’ ‘한국논단’을 읽을 것이며,
인터넷은
지만원 박사와 조갑제 기자의 사이트를 주로 찾을 것이다.
씁쓰레한 글이 있더라도 보약인 줄 알아모시어
머리를 처박고 읽을 것이다.
카잔차키스의 ‘희랍인 조르바’
J. A.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D. H. 로렌스의 ‘날개 돋친 뱀’
이병주의 ‘소설 알렉산드리아’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등등을 다시 읽어 정신건강을 보강할 것이다.
야한 연애 소설들은 마누라 무릎을 베고 읽으면
더욱 읽는 맛이 돋우어질 터.
//060912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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