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본이 독도를 삼키려는 야욕을 보일 때마다 우리나라는 시끄웠다가 곧 잊혀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2012 런던올림픽 종합메달순위에서 우리가 5위를 차지하고 일본이 11위에 머무른 데다 올림픽 3~4위 축구에서 우리가 이김으로써 자신감을 얻은 탓인지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단언함으로써 독도에 대한 일본의 야욕에다 심리적 열등감을 연관시키는 쾌거를 구가했다.

필자는 군사, 과학, 기술, 법률 등 어느 하나 전문지식이 없는 그저 상식과 시사에만 관심이 좀 가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독도와 관련하여 2006년도에 주장했던 4가지 사안을 약간 손질하여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며, 더불어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하여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첫째. 일본이 독도를 왜 노릴까.

1차적으로 보면 당연히 영해의 확대다.

영해의 확대가 가져오는 이점이 무얼까?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수산자원, 해저광물 등을 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0년 전부터는 독도 주변 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주목하는데, 필자가 보기엔 아니라고 본다.

일본의 남쪽으로 어마어마한 해역을 영해화 했는데, 독도 정도 가지고 뭐 그리 큰 보탬이 되겠는가.

뭐니 뭐니 해도 안보문제로 보면 된다.

가령 전면전에 앞서 전초전을 치룰 때, 해·공군력이 동원된다. 이는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아는 상식이다.

따라서 북-중-러에서 누가 일본을 공격하든지 간에 첫 번째 대응무기는 미사일이나 공군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 열도의 특성상 내륙까지 종심거리가 짧은 일본 영토를 고려할 때, 이를 영토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대응하여 저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적기나 미사일이 날아올 때 500km떨어진 지점과 100km떨어진 지점 중 어디에서 대처하는 게 유리하겠는가.

당연히 영토에서 먼 거리에서 전초전을 치루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전초전에 실패하더라도 그 다음 방어망도 훨씬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고, 또한 일본 본토에서도 후속 대응할 시간을 벌기 때문이다.

또한 본토에서 최대한 먼 거리에서 항시 전초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데는 공군기보다 해군함정이 적격이다.

움직이는 군사기지인 해군 함정이 본토에서 먼 거리에서 평시에 작전을 펼치면, 그만큼 상대방은 영해의 축소에 따른 해공군 활동의 평시작전지역이 줄어듦으로써, 일본에 대한 공격징후도 쉽게 노출되고, 일본이 선제공격하는 데도 유리하다.

따라서, 일본이 공격적으로 영토의 확대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즉 방어적 개념에서만 보더라도 안보에 있어서 영해의 확대는 중요한 것이다.

둘째. 우리의 내부적 원인을 규명하라. 왜 분쟁지역이 되었는가.

1998년 김대중 정권이 신어업협약을 체결하면서, EEZ의 기점을 독도가 아닌 울릉도로 설정함으로써, 독도를 영해 내가 아닌 중간 수역에 방치하여 분쟁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사실, 실질적으로 독도가 우리 땅이 된 시점은 해방 후 일본의 식민지 상태에서 영토를 반환 받을 때, 영해의 개념과 중요성을 일찍 내다보신 이승만 대통령의 혜안에 의해 미국에 요청하여 획정된 것으로 안다.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평화선을 설정하여 영해의 개념의 기점으로 삼았던 것이다.

(생각건대, 이승만 대통령도 직접 가보지 않았기에 독도가 두개의 섬인 줄 몰랐을 것이고, 지도상에는 단순히 한 개의 점으로만 표시되어 있으니 그냥 바위섬 하나인 줄 알고 외로울 거라는 생각에 독도로 지칭한 게 아닐까)

필자의 생각엔 삼국시대의 우산국이니, 세종실록지리지 50페이지 셋째 줄 같은 것은 근거가 못된다고 본다.

가령, 우산국은 울릉도를 말함인데 이를 확대 해석하여 부속도서로 독도를 포함했는지 모르나, 당시의 항해수준으로는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도서로 취급할 수준이 아니며, 그 이후 러일전쟁 때가지 천년 이상의 장구한 세월동안 독도는 무주물이었던 것으로 안다.

또한 세종실록지리지 50페이지 셋째 줄에는 그러한 말이 없는 것으로 안다. (“독도는 우리땅”이 한때 금지곡이 된 이유로 안다)

이러한 연유로 독도가 해방 후 우리영토가 되면서 주인이 정해진 것이고, 영해의 확대를 노린 일본이 지속적으로 괴롭혔지만 그래도 우리영토라는 인식을 바꿀 수 없었는데, 1998년 김대중 정권이 신어업협약을 체결하면서 “준(準) 무주물화”가 된 것이다.

따라서 김대중의 이러한 친일매국 행위가 처벌받지 않으면, 그의 반민족적 매국행위는 타당한 것으로 추인하는 역사적 실책을 범하게 된다고 본다.

셋째, 분쟁이슈를 초월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분쟁도서는 군사문제, 어업문제, 최근의 해저자원문제가 분쟁의 포인트이다

그런데, 우리가 볼 때, 일본이 그러한 문제에 미리 대응해 놓은 수준을 짐작할 길이 묘연하다.

따라서 이러한 핵심적 분쟁요소로 다투면, 오히려 분쟁의 심화에 따른 영토 입지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분쟁요소를 깡그리 초월하는 방안을 써야 한다.

즉, “예외”를 뜻하는 특별한 의미가 아닌 일반적 의미를 부여하여 내국화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특별보호지구, 군사보호지구, 자유무역지대, 치외법권이나 면세 같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지역이 아닌 일반 상업시설 내지 위락시설 같은 것을 만들어, 일상생활을 하며 사는 곳을 만들자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저들이 측량선을 보낸다면 우리는 해상부유식 관광호텔을 지으면 된다는 것이다.

독도에 군사, 어업, 관측 시설보다는 본토와 동일한 업종의 민간시설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독도에 물이 없고 농사를 못 짓기에 살 수 없다는 농본적 사상은 버려야 한다.

사실 설악산에 간다고 밥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도 돈 쓰러 가듯이, 독도에 돈 쓰고 싶은 원인을 만들면 된다.

땅이 없다고? 그러면 해상 거주시설을 만들면 된다.

그러면, 자기회사 기술력 광고효과 때문에 건설관련 기업들이 서로 지으려고 할 것이다.

물이 없다고? 그러면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들면 된다.

전기가 없다고? 그러면 해상발전소를 세우면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에 관심이 갈 것이고, 거기에 대한 연구개발도 활발해질 것이다.

나는 YS를 싫어했다.

경제를 무너뜨리고, 우익의 기반을 부수고, 좌익의 발판을 마련해준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 두 가지 측면에서 YS를 좋아한다.

쓰레기 봉투 및 재활용 분류를 도입한 점과 독도에 접안 시설을 만든 점이다.

넷째, 내국화를 위하여 본토와 동질적인 사회적 현상이 일어나야 하고, 독도發 국내뉴스가 생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국내적 상황의 이해관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가령 일본은 독도에 직접 거주하지 않으면서도 주민등록을 옮기고, 거래하지도 않으면서 공시지가를 고시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한 수 더 떠서 놀아야 한다. 즉, 본토와 똑같은 내국적 사회적 현상을 일으켜야 한다.

부가가치세가 걷히고, 소득세가 걷히는 내국형 업종시설이 있어야 하며, 절도, 간통 등 범죄도 등장하여 경찰서에서 사건을 취급하여야 하고, 오물투기로 벌금 부과하는 일도 생겨야 하고, 자산압류로 인하여 경매 붙이는 소동도 일어나는 등 부지런히 국내뉴스가 만들어져야 한다.

더불어 안양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듯이 울릉도에서 독도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생기고, 울릉도와 독도간의 출퇴근 항로에 대한 특혜시비도 일어나야 하고, 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 채굴문제로 분쟁이나 소송거리도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일본에 독도를 빼앗기면 손해 보는 사람이 많아지므로 영토의 개념은 더욱 확실해지는 것이다.

지금 독도를 빼앗기면 개인적으로 손해 보는 사람이 매우 적다. 기껏 인근해역에서 조업하는 어민 정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애국심 때문에 일본의 독도에 대한 탐욕에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으로 치닫는 세태를 두고 언제까지 애국심을 선동할 것인가.

지겨워서 애국심이 식기라도 한다면, 아니 외면해버린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러나 애국심보다 더 강한 것은 이기심이다.

이러한 이기심을 이용하려면, 독도를 빼앗길 경우에 손해 보는 사람이 많아지도록 평소에 내국적 생활관계를 형성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뉴욕타임즈, 르몽드, 슈피겔, 프라우다 같은 신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한국 독도 호텔(용궁씨텔)에서 몰래 도박장 차리고 매춘을 알선하던 조직이 적발되었다.

또한 이들은 단체여행을 위장한 묻지마 관광 알선으로 간통사건이 자주 발생하여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용궁씨텔은 H중공업이 2008년도에 준공하여, D레포츠에 2000억원에 인계한 최신식 해상구조물식 호텔이다.”

그러면 외국에선 시민들의 입버릇이 바뀔 것이다.

“응, 독도 기사 봤지, 독도 때문에 한국에서 간통을 범죄로 취급한다는 것을 알았지 뭐야.”

PS: 중국이 왜 걸핏하면 예전에도 몇 번이나 산천어로 판명되었는데도 백두산 괴물뉴스를 보도하는지 아는가.

중국이 그렇게 괴물을 보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백두산도 취급하면, 괴물의 밑바탕에 깔린 백두산이 중국 땅이라는 인식을 세계에 심어주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론 괴물에게 관심이 가지만, 무의식적으론 백두산이 중국땅이라는 인식이 깔려버리는 것을 노린 것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