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경비원을 자살하게 만든 압구정아줌마... 빈소 찾아가 사죄

고인 영정 앞에서 “아저씨, 죄송합니다”
유족 “참회의 마음으로 좋은 일 하시라”

“아저씨, 미안해요. 그게 아니었는데 죽을 죄를 졌어요.”

때늦은 후회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ㅅ아파트에서 경비노동자를 분신으로까지 몰고 갔던 ‘사모님’이 10일 저녁 뒤늦은 조문을 왔다. ‘사모님’ ㄱ(74)씨는 경비노동자의 영정 앞에서 “아저씨, 죄송합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는 말을 반복하며 흐느꼈다. 하지만 그 말에 답해줄 이만수(53)씨는 이미 눈을 감은 뒤였다. 늦어도 너무 늦은 사죄였다. 이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아파트 주차장에서 분신을 시도한 게 10월7일, 전신 3도의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해 피부 6000장을 붙이는 이식수술을 수차례 받다가 끝내 숨을 거둔 게 11월7일이다.

ㄱ씨는 평소 재활용품을 분류해놓은 더미를 일일이 꼬챙이로 뒤지며 “이건 왜 여기다 잘못 넣었느냐”, “왜 이렇게 자주 경비초소를 비우느냐”고 잔소리를 하는 등 경비원들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어왔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ㄱ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고인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이날 이씨의 빈소가 차려진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ㄱ씨는 조문을 하는 20여분 내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통곡했다. 이씨의 부인인 유아무개씨를 부둥켜안고는 “너무 미안해요, 남은 여생을 사모님한테 잘할게요”라고 사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관리소에도 할 말이 너무 많다. ○○동 쓰레기 하차장도 제가 금빛처럼 만들어놨다”며 일방적인 가해자로 비난받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뒤늦은 사죄에 부인 유씨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저희 너무 단란한 가족이었고, 신랑이 그럴(스스로 목숨을 끊을) 사람이 아니었어요. 말 한마디에 한 가정이 무너지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한테는 앞으로는 정말 그러지 마세요. 참회하는 마음으로 좋은 일 많이 하세요.”

고 이만수씨의 영결식과 노제는 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