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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총리 묘한 '리본 징크스'

[굿데이 2004-06-27 21:42]

'노(盧)정부 총리는 애도로 시작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총리 인사청문회에 묘한 징크스가 생겼다. 인사청문회 직전에 이런저런 참사가 발생, 숙연한 분위기에서 청문회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묘한 점은 '불행한 일'이 모두 청문회 이틀 전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시작한 이해찬 총리 인사청문회는 추도 묵념과 함께 시작됐다. 장영달 특위위원장은 청문회 시작 전 22일 피살된 고 김선일씨와 관련해 "고인의 명복을 빌자"며 청문위원들과 함께 묵념을 올렸다. 이해찬 총리후보를 비롯해 특위위원들은 하나같이 애도 차원에서 검정색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청문회에 임했다.

　 이후보 역시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해 울부짖는 어머님의 통곡을 들으며 왜 대한민국은 국민의 목숨을 보호하지 못했는지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용서할 수 없는 테러에 희생된 고인에게 삼가 머리를 숙여 명복을 빈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장면은 1년6개월 전에도 그대로 재현됐다. 지난 2003년 2월20일 고건 총리 인사청문회장이었다. 당시 특위위원장이었던 민주당 김충조 전 의원은 "의사 일정에 들어가기 전에 지난 2월18일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방화참사 사건에서 희생당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심경을 표해 마지않습니다. 이번 참사로 희생당한 모든 분들을 위해 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당한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며 그분들 가족들의 심경을 위로하고자 하는 묵념을 올릴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고 말했다.

　 고건 전 총리 역시 "저는 청문회에 앞서서 그제 아침 대구지하철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참사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빌고자 합니다"라고 심경을 표시했다.

　 두번의 청문회 때 모두 청문위원이었던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고건 총리후보 청문회는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한 애도로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김선일씨 애도로 시작하게 됐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강영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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