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북한 함남 요덕정치범수용소. /제공=후지TV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와 교화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혹한 인권 침해 실상을 공개했다. 탈북자들이 지난 1년간 인권위 산하 북한 인권침해 신고센터에 접수한 진정들이었다.

2003년과 2004년 탈북을 시도했다가 강제북송돼 군 보위부에 끌려갔던 탈북여성 A(48)씨는 “임산부에게 ‘리바놀’이라는 용액을 배에 주사해 강제낙태 시키고, 살아서 태어난 아이는 양동이에 담아 보위부 앞마당 포도나무에 부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수용소 방 안 수세식 변기는 새벽에만 한차례 적은 양의 물이 나오다보니 늘 변이 꽉 차 있었다”며 “수감자들은 물이 나오는 시간을 기다렸다 수건을 물에 적셔 짜 먹었다”고 했다.

또 수치스러웠던 몸수색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20대 중반의 남자 5~6명은 여성 수감자들에게 옷을 전부 벗게 하고 복도에 일렬로 세운 뒤 앉았다 일어섰다를 시키고 사타구니나 가슴을 만졌다. 맞은 편에 줄을 선 자식들이 그 장면을 봤다”고 했다.

이 여성의 증언에 따르면 보위부 안에서 고문은 일상적으로 반복됐다. 책상에 양 손을 올리게 하고 손가락을 각목으로 때리는가 하면 난로에 꽂혀 있던 불쏘시개로 몸에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A씨가 두번째 강제북송 됐을 때 보위부 직원은 “넌 죽어야 안 간다”면서 불쏘시개로 가슴 부근을 지졌다. A씨의 오른쪽 가슴에는 길이 10cm, 폭 2cm의 화상 흉터가 남았다. 아파서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는 A씨에게 “아직 죽을 힘이 있나보다”라며 끓는 주전자 물을 A씨 뒷목에 쏟아부었다. 이 직원은 A씨의 가방에서 나온 코바늘로 A씨의 오른쪽 손바닥을 후벼 파기도 했다. 뒤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두 돌 된 A씨의 아이가 울자 땅바닥의 걸레 뭉치로 입을 틀어막았다. 벌거벗겨진 A씨는 이날 저녁 늦게까지 족쇄에 양 팔이 묶인 상태로 방치됐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있는 인민보안성 구류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구리를 중국에 팔다 적발돼 2004년 구류장에 끌려간 탈북 남성 B씨는 “육체의 진이 다 빠져나가는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구류장 직원들은 자신들의 의도대로 자백하지 않는다며 비둘기 고문(두 손을 뒤로 어깨높이 이상으로 높이 묶어둠), 비행기 고문(한 발로 서고 한 발은 뒤로 들고 두 손은 뒤로 비행기 날개처럼 펴서 장시간 서 있음), 오토바이 고문, 펌프 고문(뒷짐 지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수백번 반복) 등을 졸도할 때까지 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