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악법’ 확인시키는 관선이사 비리백태
[문화일보 2006-03-22 13:44]
시민단체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이 21일 관선이사가 파견된 사립 학교
33개교 중에 10개교에서 부정과 비리 의혹이 접수됐다며,
감사원에 대해 해당 학교 감사를 청구했다.
사학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파견한 임시이사가 도리어 부정과 비리를 일삼아왔다는
의혹은 그대로 관선이사제 운용이 빗나갈 수 있는 개연성이다.
우리는 7월1일 시행을 앞둔 개정 사학법이 관선이사, 곧 임시이사의 파견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있으며 그 임기 제한도 없앤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주목하며,
관선이사 비리 백태는 개정법이 그대로 시행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거듭 일깨워준다고 믿는다.
해당 대학들은 부인하거나 나름대로 해명하고 있으나,
비리의 개연성까지 부인하기에는 적시된 의혹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적나라 하다.
학교 불법 매매, 건학 이념 훼손, 횡령과 배임, 교직원 비리, 회계 비리 등
5대 의혹과 함께 제시된 사례들은 상당수 관선 이사가 사학을 ‘접수’해
사익을 챙기며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의심을 뒷받침한다.
학교법인 매매가 현행법상 불가능한데도 현금 80억원 출자 등의 대가로
경영권 양수양도 계약을 하고, 관선 이사장에게 교통비등만 지급하는 통례와 달리
2년간 6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개정 사학법 제20조의 2와 제25조는 ‘학교장의 위법을 방조한 때’
‘교육 당국의 학교장에 대한 징계 요구에 불응한 때’
‘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때’ 등으로 이사승인 취소요건을
모호하게 규정하며 크게 확대하고, 그 자리를 채울 관선이사 선임요건도
그에 비례해 크게 넓혔다.
관선이사 재임시한 조항도 그 후단을 삭제, 사실상 무기한으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사 취임이 취소되면 5년 지나야 복귀가 가능하고
그나마 재적이 사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관선이사 체제가 된
사학은 설립자나 기존 재단이 운영권을 되찾기가 힘들 수밖 에 없다.
이같은 악법성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사학단체가 지난 연말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결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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