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불법으로 확인한 전교조 시국선언"
[문화일보]
전교조가 2004년 4월 제17대 총선을 한달 앞두고
사실상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서명운동과 함께 발표한 시국선언문의 내용에 대해
대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 고등법원으로 되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대법원은 선언문에 민노당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 맥락과 전교조의 전후 행적으로 볼 때 민노당을 지지하려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로서 유죄라고 심판한 것이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법의 허점을 파고드는 편법 선거개입 의도를 차단했다는 점에서
5·31 지방선거를 앞둔 시의에 맞춰 유사 행태에 대한 경고의 의지가 돋보인다.
선거철에 특정 후보를 당선 혹은 낙선시키려는
각종 사회단체들의 노골적인 개입이 문제돼온 지 이미 오래다.
한때 붐을 이뤘던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그 비근한 예다.
더욱이 전교조는 교원노조법 제3조에 따라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되며,
대법원은 문제의 시국선언문이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또는 의사표시’ 수준을 넘어선다고 받아들였다.
불법과 편법의 모호한 영역에 법금의 경계를 명확히 그은 최고법원의 판단이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제85조)와 단체의 선거운동
금지(제87조)를 명시하고 있지만 전교조의 전비(前非)와 같은 예가 끊이지 않는다.
제17대 총선에서 공개적으로 민노당을 지지해 형사처벌 대상이 됐던 전국공무원노조는
1일 대의원회의에서 또다시 민노당 지지를 결의해두고 있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이런 움직임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공직자들이 탈법 분위기를 주도하니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이런 유의 불법·탈법행위가 선거일 이후 또 흐지부지돼서는 안된다.
대법원과 각급 법원은 선거사범에 대한 엄정한 단죄의지를 추스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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