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 필요한 이유
최근 학교 경쟁력 향상 문제로 당국과 이해 당사자들간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교육당국이 교육수요자에게는 선택권을 주고, 공급자에게는 자율권을 주어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각종 시책을 펴고 있는데 기인하는 문제이다.
“교육현장을 시장에 접목시켜 시장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산물이다.
이 정책은 현재 초중고교 교육현장에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당국이 학교 현장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실례다. 학교 현장의 나태한 모습들을 바로 잡아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요인이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자기가 다니고 싶은 학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메리트도 가지고 있는 정책이다.
이같은 정책은 학교 현장을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 학교를 입시학원화시킬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경쟁의 장에 내몰린 학교들이 대학진학 등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학생들의 가치·태도 등 정의적 영역의 인성교육을 소홀히 할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많은 학부모들은 최근 당국의 이같은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 동의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 부적격 교사들에 의해 자녀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 따른 대응 방안일 수도 있다. 지난달 제주시내 모초등교 교장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한 사건을 확인하던 중 여교사의 하이힐로 폭행을 당했던 실례도 같은 맥락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제주시내 모여고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또래의 청소년의 성을 구매했다가 당국에 적발되어 교권을 실추시킨 일도 있다. 모두 교단에서 추방되지 않으면 안 될 비교육적 행태이다. 물론 이런 짓을 하는 교사의 수는 극소수이다. 일부 교원단체도 부적격 교사의 수는 ‘극소수’라고 밝힌 바 있다.
“빈대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모두 태울 수는 없다”는 논리 등으로 교원평가제의 시행을 반대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했을 때와는 달리 이번 교사로부터 학부모가 폭행을 당한 사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부적격 교사가 극소수였기 때문일까? 냄새나는 신발로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의 머리를 내리친 사건이어서 그런 걸까?
부적격 교사를 걸러내기 위해서라도 교원평가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학부모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이다.
[한라일보 / 이관숙 교육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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