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후 북한은?
이미숙기자
북한이 9일로 정권수립 60주년을 맞았으나 북한미래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후 14년간 북한을 이끌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제 66세로 노년으로 접어든 데다 건강이상설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 장남인 김 위원장에게 공식 지도자수업을 시켰으나 김 위원장은 아직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주요한 이유다.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 7일 “북한 정권수립기념일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3주 이상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3주전 중국의사 5명이 북한에 들어갔고, 아직 북한에 체류중”이라고 보도, 중국의사들의 입북이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와 관련 있는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달 14일 군부대 시찰이 마지막이다. 중국의사가 방북한 시기와 김 위원장이 공개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은 시기가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만성 심장질환과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이 병이 공식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며, 최근 건강이 갑작스레 악화됐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다는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에게 급작스러운 유고 사태가 생길 경우 권력승계가 장남 정남(37), 차남 정철(27) 삼남 정운(24) 등 세 아들 중 누구에게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선 설이 분분하다. 정남은 월북 영화배우 성혜림의 아들이고, 정철·정운 형제는 고영희의 아들이다.
장남인 정남은 2001년 일본 밀입국 시도 사건 이후 권력에서 밀려났다는 설이 있으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그 남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인 정철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서 유학한 국제파로 노동당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철이 성호르몬 분비장애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후계자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정보도 있다. 정보당국에서는 삼남 정운 쪽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김 위원장의 요리사를 역임했던 후지모토 겐지는 2003년 펴낸 책에서 “김 위원장은 자신과 외모와 기질이 비슷한 정운을 좋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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