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강
시인 김차전
우리는 지금 4월의 강가에 서서
급물살을 타고 흘러가는 잘려나간 뿌리 한토막을 바라보고 있다
강 언덕에서는 짐승들이 울부짖고
산 정수리에는 고목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다
강물 속에는 이름 모를 수초가 흐느끼며 서로 몸을 흔들고
바위틈으로 돌아다니는 잉어떼가 산란을 시작한다
농부는 쟁기를 꺼내어 다시 손질하고 올해 풍년을 기원하며
봄비에 젖은 채 논두렁길 걸으며 밭이랑도 살핀다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으로는
제단을 쌓아 별빛잔치를 하자
개구리 두 마리가 논두렁으로 펄쩍 뛰어 오른다
논바닥 웅덩이에는 올챙이가 잡초처럼 자란다
우리는 지금 4월의 강가에 서 있다
급물살을 타고 흘러간 뿌리 토막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