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대 교수가 제자인 대학원생들의 人件費인건비를 가로채거나 실험기자재의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연구비 1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보름 전에 같은 혐의로 같은 대학 교수가 구속됐었다.
교수의 연구비 착복 뉴스를 너무 자주 듣다 보니 교수 중 상당수가 그렇게 하고 있고 그 가운데 재수 없는 사람만 걸려드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작년에 어느 유명대학 총학생회가 대학원생 800명에게 물었더니 교수의 연구비 횡령을 직접 目擊목격했다는 대답이 13%, 간접적으로 들었다는 대답이 39%였다. 대학원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게 가짜 영수증 끊는 일이라는 말도 있다.
기업이나 관청에선 機資材기자재를 필요로 하는 부서가 물품 구매신청을 하면 구매 담당부서가 사주고 경리나 감사부서는 구매의 적정성을 따진다. 대학에만 이런 상식적 검증 시스템이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연구비 횡령 사건이 발생해도 대학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다. 지난 3월 감사원이 16개 대학의 연구비 횡령 교수 23명을 적발했을 때도 교수들만 징계토록 했다. 교수의 부정이 적발돼도 대학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없으니 교수의 연구비 지출을 감시할 이유가 없다.
그와 함께 따져볼 문제는 연구비 지원기관에서 교수가 연구활동에서 부리는 대학원생에게는 人件費인건비를 주면서도 막상 연구를 주관하고 주도하는 연구책임자인 교수의 인건비를 인정해주지 않는 관행이다. 대학원생에게는 한 해 1000만원 혹은 2000만원의 인건비를 주면서도 교수는 월급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고작해야 한 해 수백만원 수준의 ‘연구활동비’만 인정하고 있는 非비현실적 규정이 교수의 연구비 횡령 풍조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미국의 대학처럼 훌륭한 연구성과를 올린 교수에게는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돌아가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야 교수들이 연구도 열심히 하게 되고 ‘관행 아니냐’며 연구비 횡령을 서로서로 못 본 체하는 일이 없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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