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진실이 확실하다면 2심에서 밝히면 되므로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 같다. 재판결과에 대한 충격도 충격이거니와  여성의 남편이 2박3일 면접교섭후 아기(25개월째, 피해여성이 1년2개월 소송기간 중 단독 양육해옴 )를 보내주기로 약속하고 데려간 후 갑자기 '이제 아이 볼 생각마라'라면서 약속을 깨트리므로서 여성이 또 다시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아기 엄마가 지금 어떤 사고를 칠지 아무도 모른다. 자신이 돈이 없어 국선변호인 밖에 선임하지 못해 아기를 빼앗겼다는 자책감에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 빚을 내서라도 2심 사설변호사를 선임하겠다면서 며칠 동안 얼이 빠진 상태로 전국의 변호사들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결국 1심 판사는 남편의 폭력성향과 기망행위 등을 살피지않은 채 예측 불가능한 판결로  아기와 엄마를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이쯤에서 잘못된 1심 판결이 뒤집어지기까지 어떤 피해를 주게 되는지, 국선변호사는 실력이 없다라는 편견을 또다시 키우고 있지는 않는지, 피해자들이 엉터리 판결에 분노하기 보다는 부당한 판결과 법원의 권위에 순응하고 굴복하는 것은 아닌지, 돈만 쓰면 질 것도 이기고 이길 것도 질 수 있다는 법조계의 논리가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다시 한 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각급 법원과 법관은 '예측 가능성'이라는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할 것 같다. 변론종결에 앞서 양쪽 당사자에게 '어떠어떠한 증거를 채택하여 그것으로 판결을 내리겠다'라고 명확히 밝히는 게 중요하다. 가능하면 재판 중간중간 당사자가 제출한 증거를 버리거나 채택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경쟁적으로 무분별하게 제출하는 증거도 줄어들 것이고 판결의 예측 가능성도 담보할 것이다.

2013. 10. 5. 

사 법 정 의  실 천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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