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친구야, (대통령이) 같이 가자고 그렇게 부탁했을 때 그만 따라갈 일이지

○…"그토록 당당했고, 유난히 자존심 강했던 당신을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이렇게 허물어지게 했단 말입니까."

"친구야! 이 엄동설한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어찌 눈을 감았노."

안 시장의 중학교 친구인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고등학교 친구인 최병렬(崔秉烈) 한나라당 대표의 조사(弔辭)가 이어지자 장례식장은 흐느낌으로 변했다.

당 대표가 아닌 친구 대표 자격으로 최 대표가 "친구야, (대통령이) 같이 가자고 그렇게 부탁했을 때 그만 따라갈 일이지…. 이 시대의 처세술을 왜 자네만 몰랐는가."라며 사투리가 섞인 조사를 하자 조문객 5000여명 대부분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 최 대표의 조사 참여는 당초 '정치성을 배제한다'는 장의위원회와 유족측의 방침에 따라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가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의 집요한 설득과 압력 끝에 성사.

장의위원회측은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안 시장의 부인 김채정(金埰貞)씨를 설득해 조사 참여를 얻어 내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요구 등을 내세워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김무성(金武星) 김병호(金秉浩) 의원 등은 7일 오후 장의위원들과 막말까지 오가는 논란 끝에 '한나라당 대표'가 아닌 '친구 대표' 자격으로 정치성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는 선에서 조사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이 "기자들 다 어디 가 있느냐. 여기 안 있고 다 어디 갔느냐."며 느닷없이 고함을 내 질러 당내 분위기 등과 연결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고 안 시장의 발인제와 노제, 화장, 위령제를 주제한 부산 서구 서대신4동 내원정사 주지인 정연(定鍊) 스님은 "그 사람은 마음먹었던 일은 꼭 하고야 마는 자신감이 대단한 사람"으로 평가했다.

정연 스님은 이날 내원정사에서 안 시장의 영정과 혼백을 모신 뒤 천도찬불 독경을 하면서 입재(入齋)를 올렸다. 매주 화요일마다 7번의 재를 올리는 49재도 스님이 주제한다.

92년 안 시장과 첫 인연을 맺은 정연 스님은 "고인은 시정이 안 풀리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면 꼭 절을 찾아 왔다"면서 "지난해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희생된 시민들을 위로해 달라고 해 제를 지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12월22일 구치소 면회 시 수차례 육체적 고통을 호소할 때 '지도자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면서도 도움을 주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는 스님은 '망령(亡靈)'의 극락왕생을 빌었다.

부산=조용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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