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를 보면서 갈수록 괘씸한 생각을 지울수 없다. 금감원, 감사원, 금융위원회에이어 줄줄이 의혹과 범죄혐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무너져가는 부실은행을 감독자가 같이 빨아먹은 '잘난 똥파리'들의 파렴치하고 저질스런 행동, 뇌물에 눈먼 속물들의 위선에 분노하고 허탈을 감추지 못한다.

국회의원들까지 뇌물받은 정황이 드러난다. 정치권까지 뇌물비리에 오염되어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으니 '그러면 그렇지'다. 몇가지 이번사건에 특징이 있다. 거미줄 처럼 얽히고 설킨 저축은행 뇌물 비리의 공통점은 은행이 반쯤 기울어진 고목나무처럼 부실을 안고 쓰러지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저지른 비리라는 점이다.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이번사건에서 드러난 허탈감과 분노는 감독기관, 검사, 감사를 맡은 자들이 본연의 직무를 저버리고 한통속이 되었다는 점. 하늘같이 믿던, 대한민국 정의를 지키고 부정부패의 어둠을 밝히는  핵심기관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그 잘난 금융감독위원회, 감사원 감사위원이 이렇게 썩어빠졌다는 것이다.

이들 '똥 파리'들의 범죄는 생계형 범죄도 아니다. 처우가 빈약해 불의와 부정에 흔들려 저지른 범죄도 더더욱 아니다. 학벌 좋고 머리 괜찮고 돈 꽤나 있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성을 가졌다고 자부하고 물러나면 고속득으로 안정된 노후까지 보장받고 있는 공직자들이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은 한통속이 되어 감사원을 압박하였다. 저축은행 감사를 자제해 달라고 감사원에 부탁한 김종창 전 금감원장이 정창영 감사원 사무총장을 만나서  "고도의 금융 지식이 없는 감사원이 금융회사를 어떻게 감사할 수 있느냐" 고 했다고 한다. 이말에 정창영 감사원사무총자은 "우리는 전문지식은 없지만 상식으로 옳고그름이 무엇인지 판단 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금감원이나 은행관련자들은 자칭금융 관련지식에 오만하리만치 전문가를 자처하였다. 감사원 머리꼭대기에 앉아 귀잡고 이리왈 저리왈 할 수 있다고 봤다. 전 감사원장 김황식 총리도 '오만가지 압박에 시달렸다고 하니 얼마나 금융계의 비리가 뿌리 깊었는지 짐작케한다.

국가적으로 봐서 금융지식이든 어느 분야든 전문성과 일잘하는 공직자가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이런 대형 금융비리 사건으로 나라의 금융질서를 흔들어 놓고 불상한 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면 이들은 잘먹고 잘입고 잘났지만 냄새나는 곳을 찾는 '똥 파리'임에 틀림없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 속으로 썩은 냄새나는 파리떼가 일망타진 되기바란다. 그렇게 안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