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중국이 1위로 승승장구하는 듯 보이다가, 막상 수영과 육상이 시작되니까 미국이 금 21개, 중국이 금20개로 바뀌었고 우리는 금9개로 3위를 달리는 모양이다.

현재 속도대로 가면 금13개를 획득한 북경올림픽의 기록을 추월하여 사상최대의 금메달을 내다볼 수도 있다고 한다.

혹자는 금메달 4개로 현재 9위인 북한과 합하면 더 대단하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그래봐야 현재상태로 봐선 금 합계 13개로 3위는 변동 없는 것 가지고 중국의 20개를 따라잡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하긴 남북이 합하면 대단할 거라는 기대를 내세우며 대북유화정책의 실마리를 만들려는 좌익들이지만, 만약 그 합계가 중국을 따라잡아버리면 짱꿰들에 대한 사대주의가 뭉게질까봐 걱정하는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까.

북괴에 대한 굴종과 중국에 대한 사대 간에 모순이 생기는 게 좌익들에겐 가장 난감할 걸?

헌데 남한만 가지고 따지더라도 이번엔 정말 대단하다.

인구가 우리의 26배인 중국이 금메달 수에서 우리의 2배가 못되는 것을 보면, 인구비례로 따지면 우린 중국보다 금메달을 12배 가까이 딴 셈이 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짱꿰들보다 12배 우수한 민족이라는 말이 된다.

예전엔 국제경기에만 나가면 우리는 덩치가 작고 상대방은 컸기에 깡다구에 운명을 다 걸었는데, 어제 밤에 터어키와 여자배구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딸들이 터어키 애들보다 훨씬 커 보이고 더 뽀얗고 예쁘더라는 것이다.

그렇다. 우린 바르게 가꾸고 제대로 갖추면 아주 우수한 인종인 것 같다.

그리고 올림픽 순위 세계3위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게 또 있다.

전쟁이 아닌 이상 국가별 우열순위는 올림픽 종합순위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림픽 종합순위는 국가별 인지도의 순위로 고착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이번 런던올림픽 이후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흔히 말하는 열강국가들이 이젠 열등국가로 낙인찍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국가의 모든 역량을 스포츠 종목에 쏟아 부은 결과가 올림픽 성적 아닌가.

그런데, ‘평가해보니 겨우 그거냐’식으로 연상하여 국가 주력제품의 품질 같은 다른 부문의 역량도 비례하여 평가 받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벤츠나 BMW, 캠리, 렉서스 같은 독일이나 일본의 자동차보다 우리 현대자동차의 위상을 더 높여주는 계기로도 작용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응원 나온 영국의 교민들에게 국산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경품으로 주는 것도 꽤 괜찮은 마케팅효과가 있을 것 같은 데, 그런 건 내 소관이 아니니 이래라 저래라 할 건 못되지만, 앞으로 자원개발 입찰에서도 그렇고, 국제적 발언권에서도 열등감에 젖은 열강국가들보다 심리적으로 더 우선순위에 놓이게 되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좌익들은 걸핏하면 배추 파동 나도 4대강 탓이라고 했다가 배추 풍년 나서 밭 갈아엎으면 MB탓이라고 돌리던데, 이번 올림픽 메달 순위도 4대강 안 했으면 1등 했을 거라면서 4대강 탓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수해 피해가 거의 없는 대신 이번 더위 때문에 4대강에 녹조가 많이 발생한 모양인데, 이를 두고 4대강 탓이라고 좌익들이 먼저 찜하기 전에 우선 나부터 수해 걱정 없어 안심 놓고 잘 싸웠기 때문이니 올림픽 3위는 ‘4대강 덕’이요 ‘이명박 덕’이라고 먼저 찜 해두마.

8월? 친일모드로 시끄러울 때가 되었는데 올해는 아직 조용하네?

올림픽 탓이기 전에 4대강 덕이요 이명박 덕이니라.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