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땅콩 회항'으로 논란 대상이 된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에게 지난 2004년 처남의 취업을 부탁했던 사실이 법원 판결을 통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재판장 이성구)는 문 위원장의 처남 김모씨가 문 위원장 부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문 위원장의 부인 A씨는 김씨에게 2억88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취업 알선 사실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판결문에 따르면 남매 사이인 A씨와 김씨는 1970년 아버지 소유의 땅을 매수해 1994년 4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비용은 A씨가 90% 이상 부담했으나 소유권은 김씨에게 있었다.
이후 A씨는 김씨의 동의를 얻어 해당 건물 매매계약서를 담보로 B씨에게서 돈을 빌렸다. B씨는 A씨가 돈을 갚지 않자 건물을 매매했고, 양도세 등 2억8800만원은 김씨가 부담하게 됐다.
그러자 김씨는 "부동산 시가에 해당하는 금액과 양도소득세 등을 배상하라"며 지난해 4월 문 위원장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씨가 건물을 매매해 생긴 손해는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양도세와 주민세만 A씨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김씨는 “B씨가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때는 2001년 4월이지만 2012년까지 문 위원장 부부가 자신을 취업시켜 월급을 받게 해주는 식으로 이자를 지급해 왔다”며 소멸시효 중단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김씨가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문 위원장이 대한항공 측에 김씨의 취업을 알선한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문 위원장이 2004년쯤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대한항공 회장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던 김씨의 취업을 부탁했고, 대한항공 회장은 미국의 한 회사 대표에게 다시 취업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1945년생, 조 회장은 1949년생으로 서울 경복고등학교 동문이다.
한편 재판부는 "김씨가 미국 회사의 컨설턴트로서 이때부터 2012년까지 미화 74만7000달러를 지급받았으나, 해당 회사에서 실제로는 일을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는 마땅한 수입원이 없는 김씨에게 직업을 알선한 것으로 보일 뿐 김씨가 주장하는 이자 지급을 위한 것이라고 볼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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