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8일 첫 공판에서는 강 회장이 주주 대여금 형태로 빼낸 회삿돈 49억원의 용처를 놓고 검찰과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강씨가 창신섬유에서 빼돌린 49억원의 용처를 조사중"이라며 "이 돈을 계열사에 빌려줬다는 강씨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현재 강씨의 추가 조세포탈 및 회삿돈 횡령, 안희정씨에게서 받은 10억원 부분 등에 대해서도 추가조사를 하고 있다"며 "15∼20일 가량 강씨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49억원 용처에 대해 서면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앞서 '49억원을 어디에 썼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관계사인 시그너스골프장에 46억∼47억원을 빌려주는데 사용했고 최근 이 돈을 회수, 주주대여금 변제에 충당한 뒤 이중 조세포탈에 따른 가산세등 19억원을 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또 '민주당에 대선자금으로 빌려준 20억원과 장수천 채무변제 등과 관련된 돈은 어디서 나온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내 개인재산은 부산의 3억원짜리 집 한채가 전부일 만큼 개인과 회사를 명백히 구분하진 않았다"며 "이 돈 역시 회사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강씨의 2002년 주주대여금 13억원 중에 12억원이 장수천 채무 변제에 사용됐다고 발표하는 등 강씨가 대여금 형태로 빌린 돈을 개인적 용도나 정치자금 등으로 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강씨는 2000년과 2002년 단기대여금 형식으로 각각 36억원과 13억원등 49억원의 회삿돈을 빼낸 뒤 허위 변제처리하고, 법인세 13억5천만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강씨는 다만 "결과적으로 불법행위가 이뤄진 점에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은 지겠으나 애초부터 불법행위를 저지르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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