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부대변인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틀렸다’고 비판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으로 구강청정제와 초등학교 2학년 바른생활책을 택배로 보낸 것은 쓴웃음조차 잃어버리게 한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이 그랬다고 한다. 이런 지적을 해도 ‘튀어야 산다’는 최신 유행병에 걸린 사람들은 “뭐가 잘못됐느냐. 속 시원하다”며 코웃음을 치겠지만 적어도 유치의 극치라는 점만은 알아야 한다. 장 부대변인은 ‘DJ 이적행위’를 발언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겐 냉수와 신경안정제를 보낸다고 한다. 그 저질의 여야간 성명전 속에서 입을 통한 험담으로 정치판을 ‘먹물통’으로 만드는 것도 부족해 흔히 ‘우국지사형 시민’이 어떤 정치인에게 뭘 보냈다는 식의 웃기지도 않는 행태를 모방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나 야당 대표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면 품격높은 말로 논평을 하면 될 것이 아닌가. 지금 정당 대변인들은 어떻게 더 튀어야 돋보일 수 있느냐는 경쟁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다보니 야비하고, 모멸차고, 조악한 언어를 찾게되는 것이고, 그런 발상의 연장에서 이런 행동도 부끄럽지 않게 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정당 대변인제는 여야로 나뉘어 어느 쪽이 더 튀느냐는 경쟁을 벌이면서 ‘막말제조창’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 시민으로서 정말 짜증나는 일 중 하나는 정당 대변인들이 TV화면에 나타나 눈을 부릅뜨면서 자극적인 말들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이런 언어공해가 국민 정서에 너무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 대변인제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하길 정치권에 거듭 촉구한다. "못살겠다 갈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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