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좌파가어딧어] 14조원 투입은 낭비다

(cyworld.com/jwleemen)

정부가 4대강 정비를 위해 1012년까지 14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5년 동안 평균으로 나누어보니 1년에 3조5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이다. 이를 두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대운하의 속임수라고 비판한다. 정부와 여당은 대운하와 관련 없는 치수사업이라 변명하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대통령은 대운하는 할 때가 되면 하는 것이고 안할 때가 된다면 안하면 된다는 애매오호 한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어느 당국자의 4대강 치수사업이후 자연히 물길을 잊자는 여론이 일어나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발언은 의혹을 더욱 키운다.

그러나 대운하 여부를 떠나 과연 대규모 치수사업이 필요한지는 의문점이 생긴다. 한반도의 기후 특성상 여름이라는 특정 주기에 총강수량의 80%이상이 집중 내린다. 이때 수년에 한번정도는 한강이나 낙동강의 둑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우리 수계는 산악이 많고 경사가 가팔라 상류지역으로 갈수록 물살이 세게 흐른다. 그러다 보니 둑이 넘쳐 수해를 입기보다는 둑이 무너져 수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둑 보강은 절실하다.

둑을 보강한다면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이다. 우리나라 강둑을 시멘트로 덧칠을 한다면 더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강둑의 수풀이 사라져 오염물질의 정화능력이 줄어들 것이다. 또 시멘트 둑이 기존 흑으로 된 둑보다 안전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흑으로 된 둑을 보강하는데 그렇게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아마 14조원의 어마어마한 자금을 다 사용하자면 4대강의 강둑의 모두를 파헤치고 시멘트로 발라야 될 것이다.

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수해의 특징이 물이 강둑을 넘어서기 보다는 둑이 무너져 입는 재해가 대부분이라 강바닥 준설도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위험한 지역만 준설하면 될 것이다. 그럼 여기서도 별로 예산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또 정부는 강 주변에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 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저수 댐도 둑이 넘쳐서 일어나는 수해가 아니라 둑이 무너져 일어나는 수해가 대분이니 필요한지 의문이다.

강바닥을 준설하고 둑을 정비한다고 오염계선효과는 얼마나 될까? 현재 4대강 오염의 주범은 인간이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생활오수와 공장폐수들이 그대로 강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정작 필요한 것은 강으로 유입되는 하천줄기에 하수처리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모든 하천줄기마다 하수처리시설을 하자면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설치 후 운용경비가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하수처리 시설은 4대강 정비에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럼 14조원을 어디에 사용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둑의 보강이나 강바닥 준설 이외에는 그렇게 많이 들어갈 곳이 없는 것 같다. 과거 지자체에서 연말에 예산을 소비하기 위해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교체하는 일이 많았다. 또 다시 멀쩡한 둑을 걷어내고 시멘트로 덧칠하는 현상이 벌어질지 우려된다.

한마디로 4대강정비는 14조원의 돈을 물고기에게 자선사업을 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 같다. 대운하의 의도가 없다면 이보다 더 심한 예산낭비는 없다. 차라리 그 예산으로 중소기업이나 지원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