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1948년 12월1일 제정(법률 제10호)된 국가안보법(1980년 12월31일 전문개정, 법률 제3318호)은 제4조 제1항에서 ‘군사상 기밀’과 ‘국가기밀’로 나누고,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 때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제2호에서 이를 '가'목과 '나'목으로 분류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98조에 규정된 행위를 하거나 국가기밀을 심지, 수집, 누설, 전달하거나 중개를 한 때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가) 군사상 기밀 또는 국가기밀이 국가안전에 중대한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하여 한정된 사람에게만 지득이 허용되고 적국 또는 반국가단체에 비밀로 하여야 할 사실, 물건 또는 지식인 경우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나) 가목 외의 군사상 기밀 또는 국가기밀의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에서는 국가기밀을 군사상 기밀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으나, 전쟁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 발생 시에는 처음부터 국가 총력전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전의 양상에 비추어 볼 때, 기밀의 범위는 비단 군사상의 기밀에 한정될 수 없고, 필연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모든 중요사항이 대부분 군사력과 직결되며 또한 軍작전 수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기밀성을 지니는 한 군사상 기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대법원도 시종 일관되게 이에 대하여는 “군사상 기밀은 수순한 군사기밀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방면에 걸친 모든 기밀사항을 포함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국가기밀이라 함은 “대한민국의 국방정책상 반국가단체에 대하여 알리지 않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대한민국의 이익이 되는 모든 사실-물건 또는 지식”을 의미하며 “국가안전보장상 대외적으로 비밀로 할 필요성이 있는 군사,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방면에 관한 기밀사항”을 말한다.

이는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견해이며, 국가보안법상 기밀의 범위를 대폭 축소한 최근의 전원 합의체 판결에 있어서도 기밀의 범위를 대폭 축소한 최근의 전원 합의체 판결에 있어서도 기밀의 개념에 관해서는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의 개념은 가장 넓은 의미로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형법

형법(1997.12.13 개정 법률 제5454호) 제98조(간첩)에서는 간첩이 개념을 정의함에 있어서, 동 조 제1항에서는 “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2항에서는 “군사상의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제2항에서의 ‘군사상의 기밀’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원래 형법상 간첩행위는 군사상의 기밀을 탐지-수집 또는 누설하는 것을 뜻했으나, 오늘날의 총력전화된 현대전의 양상 아래서는 군사상의 기밀이란 것이 순전한 군사기밀만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국가안전보장상 필요한 제반 사항을 포함한다 할 것이므로 결국은 군사상 기밀은 곧 국가기밀과 같은 의미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