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훈아, 조형필, 현찰, 하춘하, 임희자, 김수이. 주로 술집 등의 밤무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모창 가수’들이다. 나훈아, 조용필, 현철, 하춘화, 이미자, 김수희 등 널리 알려진 인기가수 들이 ‘원본(原本)’이라면 이들은 복사본인 ‘짝퉁 가수’라고 할 수 있다.
원본의 이름을 패러디한 예명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외모도 원본 을 쏙 빼닮았다. 목소리와 노래도 그렇다. 모창 실력이 대단해서 너훈아가 부르는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조형필이 부르 는 조용필의 ‘친구’, 임희자가 부르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 등에 거의 모든 사람이 감탄한다.
최근 이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밤무대 아닌 정식 무대에서 대규모 합동공연을 갖기도 했다. 짝퉁 가수이긴 해도 원본을 뺨친다는 입소문을 들은 관객들이 서울, 부산, 대구, 전주, 광주, 대전 등 6개 도시의 대형 체육관, 방송국 연주홀, 시민회관, 야외음악당 등의 공연장마다 적지 않게 몰렸다고 한다. 지난 봄에는 이들??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 산골 지역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 하는 무료 공연을 열기도 했다.
활동 무대를 넓히며 많은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하는 이들은 짝퉁에도 등급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 원본에 얼마나 더 근접한지에 따른 등급도 있겠으나 ‘정직한 짝퉁’과 ‘불순한 짝퉁’으로 구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모창 가수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짝퉁 가수들은 물론 정직한 짝퉁에 속 한다.
그러나 짝퉁이나 가짜이면서도 아닌체 행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빈약한 실력을 허명(虛名)으로 가리고, 탐욕과 집단이 기주의를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해 정당한 공공의 이익을 추구 하는 것처럼 속이기도 한다. 부도덕하고 불순한 짝퉁들이다.
일부 교사들도 ‘불순한 짝퉁 교사’라고 할 만하다.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마다하지 않아야 마땅한데도 ,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교원평가제에 대해 온갖 명분을 내세워 한사코 거부한다. 학생들에게 경쟁의 가치를 일깨워줘야 할 처지 에 자신들의 경쟁은 거부하는 꼴이다. 교사의 본분을 잃은 셈이 니 짝퉁이 아닐 수 없고, 정직하지 못하니 불순한 짝퉁인 셈이다.
짝퉁 가수는 노래를 잘 불러도 원본처럼 대접 받지는 못한다. 하 물며 ‘짝퉁 교사’ 등 각 분야의 불순한 짝퉁들이 사회적 대접 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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