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시골장터나 역전 마당에 가면
고슴도치로 볼거리 만드는 사람, 땅재주 묘기로 볼거리 만드는 사람, 차돌을 주먹으로깨는 차력으로 볼거리 만드는 사람 등 볼거리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한결같이 구경하는 사람들이 좀 모였다 싶으면, 갑자기 태도가 달라진다.
"허리가 아프신 분, 아침에 기운이 없으신 분, 산후조리 부실로 아래가 불편하신 분들...
자 이 약 먹어봐, 나이를 거꾸로 먹어, 그리고 효도가 따로 없어....
어이 거기 애들은 가라. 너들은 몰라도 돼..."
지금 생각하면 물론 가짜약이지만, 그래도 꽤나 팔렸다.
그리고 온 장터는 그 얘기로 꽃을 피웠고, 가짜약으로 여긴 사람들은 생각난 김에 잉어라도 대신 사갔다.
천막집에 국수도 더 팔렸고, 대폿집에 소주도 "오늘은 희안한 놈들 봤어"라며 얘기꽃 피우며 소주도 더 팔렸다.
대운하라고 하니까 그 자체 경제성이니 환경영향이니 따지는데,
그런식이면 우리나라 철도, 고속도로, 항만, 공항 전부 무슨 필요 있겠는가.
댐 쌓을 때를 생각해보자.
댐 자체의 경제성 문제도 있지만, 공사자체 계획에는 없는 일들로 인하여 주변이 변하는 게 더 많다.
공사기간 동안 함바집이라든가 대도시 출퇴근 인력의 임시 버스정류소 등이 생겨나고
공사기간 동안의 건설회사 직원들의 아파트 건립으로 유치원이 생겨나고
지역민들은 보상비 받은 걸로 댐으로 가는 진입로 주변에 식당 숙박업소 주유소 차리면
그로 인해 소규모 지역경제의 허브가 형성되고,
그에 따른 지가상승 등으로 촌사람들도 부동산 사무실에 가서 거드름도 떨어보고
부동산 사장이 거래성사 시키려고 바람 잡아볼려고 커피 배달 시키니 다방도 잘 되고
촌사람들 차 뽑았다고 폼 잡다가 운전 부주의로 전봇대 들이 받으니 카센타도 들어서고...
구경하러 온 외지 투기꾼과 접촉사고로 다툼이 벌어지니 보험회사 사무실도 들어서고...
가스배달, 보일러수리....
대운하도 마찬가지다.
공사자체보다 그로 인해 파생적으로 유도되는 것이 부지기수다.
한적한 곳에 야바위꾼이라도 와서 떠들어야 무슨 장사를 할 게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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