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지만원
Subject
새해의 넉두리
미국 등 선진국들은 간접선거를 합니다. 정세와 정책에 대한 분석 능력은 지식과 성향에 따라 다릅니다. 배움이 미천한 20세의 젊은이도 한표를 행사하고, 배움이 많은 석학도 한표를 행사하는 지금의 한국 선거방식은 절대로 좋은 방식이 아닙니다.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사회에서 판단능력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1인-1표씩 투표행사를 하는 것은 저질적 포퓰리즘, 거짓말, 선동들이 판을 치게 만듭니다. 지금의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저질적 인생들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낙후된 선거 제도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면, 한국에서 배웠다는 지식층들이나 돈을 가진 사람들,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또 어떻습니까? 이들 중 무엇이 정의냐에 따라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이들 중 명예를 금전보다 더 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또 얼마나 될까요? 만일 어떤 사람에게는 2,000표를, 또 다른 사람에게는 5,000표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고 할 때에 이들은 그 표를 어떻게 사용하겠습니까? 아마도 그들은 각자의 저울추를 흔들어 대며 뒷거래를 유혹할지 모릅니다. 만일 대통령을 뽑는 데 투표행사를 할 수 있는 사람 수가 10,000명 등으로 제한돼 있다면 그들 역시 똑같이 뒷거래를 유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누가 과연 그런 사람으로 선출돼야 하느냐를 정하는 데에도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국사회에서는 국회의원으로부터 추천장을 받은 학생이 육사를 무시험으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만일 한국 국회의원에게 그런 추천 권한을 주어 보십시오.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여러분들께서 더 잘 아실 겁니다. 국가를 이끌고 간다는 국회의원들이 이 정도로 불신을 받는 사회가 어찌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40년 전에 한국은 구호물자를 더 달라고 해마다 협상을 통해 미국에 졸랐습니다. 이런 거지의 나라가 오늘날 같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박대통령 한 사람의 리더십 때문이었습니다. 꼬리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국의 국운이 어찌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이는 경영과 리더십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당장 히딩크를 보십시오. 온갖 저항과 비난을 무릅쓰고 그는 그의 비전에 따라 축구를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4강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인들도 리더를 잘 만나니까 이렇게 4강도 되고 중진국도 될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은 박정희도 히딩크도 아닙니다. 아니 나라를 망치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노무현 대통령을 내보내고 훌륭한 리더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리더는 이런 시스템부터 개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가능이나 하겠습니까? 어느 기자가 제게 새해에 정부에 바라는 말이 무엇인가를 물었습니다. 이런 정부에 아무리 좋은 말을 해 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정치인 집단은 국가경영엔진입니다. 연연 세세 좋은 엔진을 계속적으로 만들어 내려면 그런 엔진을 만들어 내는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선거시스템입니다. 한국에서 선거시스템을 개선하라고 하면 정치인들이 먼저 나섭니다. 그들은 분명 아전인수식으로 개악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가 빨리 있어야 합니다.
어떠한 리더가 훌륭한 리더인가요? "자기가 대통령직에서 내려와 ' 시민으로 살아갈 때 가장 살고 싶어하는 나라'로 가꾸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대통령을 우리는 한번만이라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한국의 "죠지워싱턴"이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단 한번만이라도 선거시스템 개혁을 위해 민간인들이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또 그 민간인들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될까요? 명함 내밀기 좋아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브르커들이 먼저 나서 설칠 것입니다. 그래서 의협심 있는 민간단체가 나서야 합니다. 그 단체가 만든 안은 그야말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지지하면 여론의 압력이 됩니다. 그러면 정치인들이 수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4월 총선이 끝나면 저는 각국의 선거시스템을 연구하여 대안을 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만들어 놓으면 언젠가는 대한민국 국민이 사주겠지요. 그러나 그것을 하는 데에도 여비가 들어갑니다. 그러니 저 역시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무 것도 할 게 없군요. 의욕도 사라집니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을 왜 주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나섰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직도 [국민의 함성] 좁은 사무실엔 테이프가 수천 개 쌓여 있습니다. 고용했던 아가씨는 만 2개월만에 내보냈습니다. 통장에는 불과 600만원 남아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서로 격려하지 않았다면 벌써 문을 닫았을 것입니다.
어느 분이 안중근 의사에 대한 존경을 표했습니다. 그는 30세의 짧은 인생을 고생스럽게 살다가 민족을 위해 장렬하게 가셨습니다. 그가 삶을 버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했으며 그가 목숨을 버린 대가로 한국에 독립이 왔나요? 그분 한 사람만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얻은 건 '안중근 의사'라는 호칭입니다. 그 호칭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나폴레온도 마찬가지요 박정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공직을 마다하고 인생을 자유로 가득 메우기 위해 자유인으로 살아가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자유를 얻고 있나요? 자유인이 무엇 때문에 감옥을 가야 합니까? 제가 광주에 가 있는 동안 집사람과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 합니다. "당신이 감옥에 있는 동안 가정은 지옥이 됐습니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달라진 게 무엇이 있는가요?".
제가 길을 바꾼 것처럼 여러분들도 길을 바꾸어 같이 싸워 주십시오. 좌익과 싸우고 노무현을 몰아내기 위한 글을 쓰고 부지런히 퍼 나르는 일이라도 매일 같이 해주십시오. "누군가가 하겠지", "Somebody else" 정신을 거두고 모두가 나서시기 바랍니다. 모든 분야, 모든 토픽에서 제 생각이 여러 분들 생각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이 좌익의 숨통을 끊어야 할 절박한 시기라는 것에는 동의들을 하실겁니다. 가장 효과적인 동시에 가장 쉬운 일은 노무현씨를 다른 지도자로 대체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모두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2004. 1. 2
68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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