슨상교! 노사모! 아바이교 광신도들아 반성좀 해라!
진중권씨는 가끔씩은 바른말도 한다!
Name 진중권
Subject 두 개의 전선에서의 싸움
이 나라에서 진보정당의 건설이 어려운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진보세력에 대한 정권측의 탄압이지요. 해방을 전후 하여 수십, 수백만이 이미 학살을 당했고, 그후로도 진보정당 건설에 뛰어든 사람들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지금도 이 사회를 수십 년 간 사로잡아온 레드 컴플렉스와 미디어의 이데올로기 공세가 좌파라는 나무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지요. 거기에 북한의 닭짓까지 곁들여져 좌파 해 먹기 참으로 힘든 상황이 펼쳐치고 있는 것이지요. 다른 하나는 이렇게 형성된 보수정치의 구도 속에서 진보운동의 헤게모니가 쁘띠 부르주아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과 관련이 있지요.
후자와 관련하여 진보운동이 극복해야 할 두 가지 장애물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 사회를 지배하는 경제적 부르주아, 정치적 엘리트들과 공생관계를 이루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성공적으로 유지, 수호해 나가는 지역 패권주의 쁘띠들의 지역주의 정치공학입니다. 평소에는 진보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정작 선거가 시작되면 민주당에 표를 던지는 것은, 이들의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공고하게 이 사회에 자리잡았는지 보여주는 예지요. 우리는 이들이 지역감정을 이용해 민중들의 정치의식을 어떻게 왜곡시켜 나가는지 밝혀내고, 이들이 그것을 통해 어떻게 자신들의 기득권을 수호해나가는지 폭로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의 장애는 민족 쁘띠 부르주아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북한의 권력자를 추종하면서 가끔 남한의 지배계급과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도 정작 선거 때가 되면 잊지 않고 민주당에 표를 던지곤 하지요. 왜 그럴까요? 한 마디로 민중들의 삶의 조건에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러는 거죠. 여기서 우리는 이들의 계급성을 볼 수 있지요. 더 큰 이유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진보정당은 별로 변수가 못 된다는 것일 겝니다. 그래서 이들은 민주당을 통해 남북관계의 문제에 접근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거죠.
위의 두 세력은 사실 인적구성이 서로 교차되는 폭이 매우 클 겁니다. 그리고 서로 긴밀히 협조를 하기도 하지요. 제가 보기에 이 사회의 진보적 포텐셜은 적어도 15%는 넘습니다. 중앙정치와 별 관계가 없는 선거에서 진보정당은 이 정도의 표는 어려움 없이 얻어내곤 하지요. 다만,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이 득표율이 거의 4분의 1로 줄어들곤 합니다. 그것은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들마저도 상당수가 이 쁘띠들의 헤게모니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물론 이들은 자신들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 혹은 자신들의 존재에서 우러나오는 그 계급성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어쨌든 진보정당이 바로 서려면 이 두 가지 소부르주아적 편향과 맞서 싸워, 유권자들에 대한 이들의 헤게모니를 차단해야 합니다. 이 두 세력을 그냥 놔둔 채로는, 이 두 세력의 발호를 방관한 채로는, 진보정당은 앞으로 한발짜고 전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두 개의 전선에서의 싸움은 앞으로 일상적으로 지리하고 집요하게 계속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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