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04
경찰, 김덕홍씨 회견 저지
외출막자 인터넷으로 ‘畵像회견’ 진행
“北 용천폭발 사고는 김정일 자작극” 밝혀
[조선]
지난 97년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金德弘) 전 북한 여광무역 사장이 4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 했으나, 경찰이 신변안전을 이유로 외출을 제지하자 자신의 안전가옥에서 인터넷 화상을 통한 기자회견을 했다.
김씨는 회견 서두에 “직접 회견장에 나가려 했으나 신변보호를 맡은 경찰측이 ‘신변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며 안전가옥 밖으로 못 나가게 해 인터넷 화상을 통해 기자회견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송두율씨 판결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송두율씨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북한 사람들이 다 아는 송두율씨의 행적과 북한에서 주체사상 학습을 했다는 사실, 그리고 최고위 간부도 포함되기 쉽지 않은 김일성 조문 초청 대상사에 포함됐다는 등의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법원의 처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4월 북한 평북 용천역 폭발사고와 관련, “김정일의 자작극이라고 믿는다”면서 “사고 후 북한의 지하조직들이 북한 전역에 이 사고가 김정일의 자작극임을 알리는 전단을 뿌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반(反)김정일 지하조직은 ‘점(點)조직’ 형태로 김정일 정권의 실상을 알리는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씨의 신변보호를 책임진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김씨가 일본 산케이신문과 회견한 내용이 보도된 뒤 김씨에게 위해(危害)를 가하겠다는 정보가 입수돼, 바깥 출입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그동안 김씨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등 김씨의 대외 활동을 ‘제한’해 왔다는 점에서 김씨가 북한 김정일 정권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 등에 대해 비판할 것을 우려해 김씨의 회견장 출입을 차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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