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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검사 울린 방송3사 왜곡 파문
여교사 개인정보유출수사가 보복 둔갑한 사연 단독인터뷰 방송3사의 뉴스가 한 검사의 정당한 수사를 '화풀이성 수사''직권 남용'이라며 사실과 다르게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이 3월 9일 평검사와의 대화를 하고있다. 왼쪽 사진이 김영종 검사. 원칙주의자로 유명한 김 검사는 독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송 기자들이 '데스크가 무조건 쓰라고 했다'고 하면서 취재를 한 뒤 진실은 거두절미하고 보복성 수사라고 허위보도를 했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3월 27일 방송 3사의 메인 뉴스에서는 "한 여교사가 검사를 비난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가 혼줄이 났다"며 '대통령과 검사들의 대화'에서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화제가 됐던 김영종 검사가 이 여교사를 검찰에 불러 조사한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뉴스는 검사가 단지 항의성 이메일을 보낸데 대해 '보복성'소환, 직권 남용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MBC뉴스는 "여교사는 검사에게 항의성 메일을 보냈다는 이유로 검찰에 출두해야 했다"며 "네티즌 울린 검사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정보유출 경위 조사라고 밝혔음에도 "보복성 수사" 보도

그러나 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메일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검사들의 개인 신상 정보를 훔치거나 인터넷에서 봤다는 주장에 대한 경위를 조사하는 것이고 분명히 내 의도를 공정하게 방송해 달라고 기자에게 요구했음에도, 방송에서는 내가 마치 메일 내용 때문에 괘씸해서 조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법적인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방송 3사의 뉴스보도는 사실상 오보임이 드러났고, 한편에서는 김 검사가 그날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데 대한 보복성 보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음은 김영종 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메일을 보낸 여교사를 소환하게 된 경위를 설명해 달라

"대통령과 토론회가 끝나고 다음 날 메일을 열어보자 이상한 메일이 하나 있었다.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욕설도 없었고, 그냥 막무가내로 '야! 너가 뭔데 대통령한테 막말이야' 하는 등의 내용이었다.

인터넷에 게시판에 많이 올라온 욕설처럼 항의 메일이 왔구나 하고서 삭제를 하려다 '누군데 내 개인 메일주소까지 알았을까? 나에게 메일을 보내려면 대검찰청 사이트로 보내면 되는데 내 개인메일주소까지 알아내다니 도대체 어떻게 알게 된 걸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직원에게 시켜 상대방을 확인해 보니 그 여자는 나를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개인 이메일을 알았냐?'고 하자, 고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그 여자는'인터넷에 떠도는 토론회에 나온 검사들의 이메일을 보고 메일을 보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순간 이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범죄요, 보안 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가 메일을 보낸 입력 시간이 토론회가 끝난 지 하루도 아닌 단 1시간 30분만에 들어왔는데, 나를 포함하여 검사들의 인적 사항이 단 1시간 30분만에 인터넷에 돌아다닌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여교사가 밝힌 것도 사실과 달라, 동료검사가 조사

해킹이나, 한메일측의 직원 중 누가 개인 정보들을 유출하지 않았을까 등등 많은 쪽으로 생각을 해봤지만, 어느 쪽이라도 정보화 사회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동료 검사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동료 검사가 해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그 여교사를 소환했고, '나와서 인적사항을 본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 달라'고 하자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나 그 여자는 약속일에 나오지 않고 '못 나가니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래서 직원들이 (학교에)나가 그 교사가 수업 중이어서 교장선생님께 협조를 부탁하니, 그가 해당 선생을 불러 협조를 부탁, 다음 날 출석을 약속했다."

-그 여교사는 어떻게 검사의 메일주소를 알게 됐나?

"그 여교사는 '인터넷에 검사 10명의 인적사항과 이메일이 올라와 있었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은 검사가 '어떤 컴퓨터로 접속했나?'고 묻자 그 여자는 접속한 인터넷 사이트 주소도 알려주면서 '집 컴퓨터로 했으니 자신의 컴퓨터를 확인하라'며 '자기도 궁금하니 인터넷에 개인 정보를 올린 사람을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서울에 있는 그 여자의 집에서 컴퓨터를 갖고 와 동료 검사가 밤늦게까지 조사를 했지만 조사 결과 인터넷에 그 교사가 주장한 인터넷 사이트 접속 기록이 없었다."

-다른 검사도 항의메일을 받았나?

"다른 검사들에게는 메일이 한통도 오지 않았다. 오직 나에게만 왔다. 만약 그 여자 말대로 인터넷에 검사들 10명의 메일이 다 공개됐다면 왜 다른 검사들에게는 안 왔겠나? 아마 열성적 대통령 지지자들의 메일이 폭주했을 것이다."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게 된 경위는?

"그 여자는 (검찰에)출석하기 전에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에 "자신이 항의성 메일을 보낸 것에 대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어 억울하다"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 그러자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는 즉시 거칠게 항의성 취재를 했다.

그래서 '글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 정보를 빼가는 범죄 행위를 밝혀내고자 하는 것인데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냐?' 라고 하자 사안의 자초지종을 살펴본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는 보도를 내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지방판으로 이런 것을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취재도 안하고 허위 내용으로 마치 담당 검사와 직접 통화한 것처럼, 마치 내가 직접 조사를 한 것처럼 엉터리 보도를 했다. 나는 수사에 관여한 적도 없고 그 여자 얼굴도 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신문기자는 취재 포기, 방송기자는 "위에서 무조건 쓰라고 했다"

-방송 3사가 취재한 과정은 어땠나?

"신문사들은 오히려 그 여자가 문제라며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SBS, KBS, MBC에서 방송을 하겠다고 했다. 일부는 "데스크에서 무조건 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나는 기자에게 인터넷상의 비방 글(대부분 욕설인 글)을 보여주며 '화풀이성이라면 이런 글에 대해 수 천 명을 입건하지 욕설은 없는 왜 이 여자만 수사하겠소? 메일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검사들의 개인 신상 정보를 훔치거나, 인터넷에서 발견한 경위를 조사하는 것이니 분명히, 공정하게 있는 그대로의 과정을 보도하여 주시오' 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그러자 기자는 '그러겠다'고 했다. 그런데 방송에는 '검사의 힘, 화풀이 수사'라는 제목으로 '그 여자는 너무 억울하다. 메일을 보낸 것에 검사가 기분이 나빠 여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겁을 주었다'면서 대부분의 과정은 빼버리고 보도가 됐다"

-방송을 보고 난 기분은 어땠나?

"잠자다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모두 당연한 범죄 수사인데 왜 취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정작 개인 정보 유출이 문제라고 엄정한 보안 및 감시를 촉구하던 방송들이 왜 이 같은 사실은 외면하는지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이것은 방송의 횡포다. 공정성이 생명인 뉴스가 공정성을 잃고 있다"

시간 지나면 법적인 조치 취할 것

-법적인 조치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대통령께서는 오보와의 전쟁을 하라고 강력히 얘기한 적이 있다. 나는 이번 오보를 한 기자들에게 손해배상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또 '검사의 화풀이'라고 언론에 보도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난 뒤에 실천에 옮길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보도는 공정성이 생명일텐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낀 지 오래건만 또 느꼈다. 내 유일한 희망이자 욕심이 '양심 팔지 않고 검사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는 것'인데 왜 엉뚱한 사람들이 양심을 파는지 모르겠다."

윤경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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