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꽃

      이준봉 (전라북도 지원 조직이사)

비바람이 매섭게 흩날리고

하늘마저 등을 돌린 듯한

이 절망의 대지에 성지(聖旨)가 내려

전주성 법사산에 서 있는 오얏나무

어느덧 그 자리에서 600성상(星霜)

망우당의 피와 땀이 서리지탄(黍離之嘆)하여

수백 목단인이 도와 심은 오얏나무는

태풍같은 비바람에도

엄동설한 내리는 눈에도

오얏나무는 굳건히 자리를 지켰네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나도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할 시기에

전쟁이 난 가슴 아픈 현실에서도

오얏나무는 태조 어진을 지켰네

새싹 돋아 꽃 피우고 열매 맺어

다시 씨를 뿌리길 600성상(星霜)

너만큼은 어떤 불의와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올곧게 바르게 자라렴

따뜻한 속삭임을 느끼고

더 큰 것 바라면서 나는 자랐다.

이제는 그 나무뿌리가

법사산에서 만경강을 건너고

한강을 건너서 국경을 넘어

한반도 전역에서 오대양 육대주로

세계로 세계로 뻗어가네

온 세계 곳곳에 뿌리를 뻗치네

<태조/ 회안대군 23대손, 始46세>

출처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李花報 277호, 2019년 9,10월호 3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