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헌법이 만화 가게 만화책이냐"
연합뉴스
입력 : 2007.01.11 09:0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11일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이 좌절될 경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조기하야’를 통해 차기 대선 여론몰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모든 사람이 반대하는 데 (개헌을) 밀고 나가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정치판을 뒤흔드는 효과도 있고, 야당이 반대해 통과가 안됐다고 하며 ‘나 못하겠다’고 내던지면 조기선거를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여권 후보측에서 대통령이 못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하겠다면 지난 탄핵정국 때 봤지만 또 동정론과 여론몰이 현상이 나올 수 있다”며 “정말 개헌을 의도하고 내놨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 점에서 생각이 짧은 것이고 만일 판을 흔들려고 내놨다면 정말 무책임한, 지도자로 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헌법이 무슨 동네 만화 가게 만화책도 아니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한 장면만 지우자고 해서 지워질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대통령이 말하는 문제점은 국정운영의 미숙과 무경험에서 오는 것이지, (단임제라는) 제도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여론에 상관없이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선 “너무 오만방자한 얘기”라고 비판하고 “아직은 현행 헌법을 고칠 필요가 없으며, 전면개헌도 제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칫 영토, 통일조항 등 체제의 근간에 관련된 부분을 건드리는 논의로 오히려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선거 6개월전’으로 규정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해선 “늦추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저쪽은 무대도 설치 안돼 있고 배우도 안 올라와 있는데 이쪽은 벌써 배우들이 나가기 시작하면 결국 이쪽만 공격과 비판, 여러 가지 흠집내기의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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