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 말이 술에 취했다.

“북한의 핵개발은 20년 전부터 추진해왔기 때문에 10년 좌파정부에게만 책임을 돌리기 어렵다, 북한에 쌀을 제공해야 하는데 그것이 군사적으로 전용돼도 해줘야 한다.”

이에 이경재 의원이 의외의 바른 말을 하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진짜 그런 말씀을 했을까 제 귀를 의심했다. 북한이 미사일 한발 미사일을 쏘는 데 3~4억달러나 들어가는데, 그 예산은 어디서 나왔겠냐.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지난 10년간 69억 달러나 제공한 것이 북한 핵무기 개발에 들어가지 않았겠냐.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국민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해 없도록 하는 게 좋겠다.”

그런데 홍사덕 의원이 의외로 또 술에 취했다.

“정치인인 당 대표가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하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보수정당에는 보수정당 나름대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기 위해 20년 전, 30년 전부터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다. 쌀인지, 양식인지 굶어죽지 않도록 보내줘야 한다. 쌀 보관을 위해 1년에 2~3천억 원씩 창고 유지비를 쓰고, 일부에서 사료로 쓰자는 얘기를 하면서 북한에 쌀을 보내는 것을 끝까지 주저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 정말 보수정당이 어떻게 거듭나고 건전해졌는지를 보여줄 때가 됐다” 그는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이 말을 마친 뒤 회의장 문을 박차고 나갔다 한다.

참으로 요지경이다. 홍사덕이가 이런 사람일 줄은 정말 몰랐다. 한라라당 제헌국회(CA, 좌익)파 추신 김성식 의원은 10월 14일 한나라당 홈페이지 등에 좌익으로 알려진 김제동을 예찬했다.

“김제동은 내공으로 웃기고, 그들은 어리석음으로 웃긴다.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무엇보다 그 진행자인 김제동 씨의 역할이 크다. 웃음에는 좌우가 없다. 그것을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좌우를 만드는 것뿐이다.” 김제동이라는 어설픈 좌익이 KBS의 오락 프로에서 밀려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최근들어 조선일보에 좌익들이 해방구를 틀었는지 조선일보 역시 김제동이라는 젊은이를 사설의 제목으로 뽑았다. 사실 필자는 오락 프로그램을 전혀 보지 않기 때문에 김제동이라는 젊은이의 얼굴을 모른다. 인터넷 사진을 보니 야물게 모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어린 사람이 KBS의 오락 프로에서 제외됐다 해서 조선일보가 사설까지 써서 그를 옹호한 것은 진리냐 아니냐를 떠나 조선일보의 체신을 구기는 일이다. “개그맨 김제동씨에게 다시 마이크를 쥐여 주라”는 10월 13일자 조선일보의 사설은 조선일보에 먹칠을 했다.
        
“KBS가 2TV 오락프로그램 '스타 골든벨' MC인 개그맨 김제동씨를 지난 9일 전격 교체한 것은 아무리 봐도 개운치가 않다. KBS 관계자는 "김씨가 오랫동안 MC를 해왔기 때문에 가을 개편에 맞춰 프로그램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교체 이유를 밝혔다. KBS는 "김씨의 출연료에 비해 '스타 골든벨'의 시청률이 낮은 것도 한 이유"라고도 했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이런 KBS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KBS는 오락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MC를 바꾸면서 마지막 녹화 사흘 전에야 느닷없이 교체를 통보했다. KBS는 김씨가 이 프로그램을 4년 동안 맡아와 분위기 변화를 위해 김씨를 교체해야 했다지만 KBS에는 그보다 훨씬 오래 진행한 MC도 많았다. 시청률도 교체에 별 관계가 있을 성싶지 않다. '스타 골든벨'의 시청률은 11~12%로 토요일 같은 시간대 1~2위를 꾸준히 달려왔기 때문이다. KBS는 이미 경비절감을 이유로 외부 MC들 중 교체할 사람은 교체했고, 김씨도 올해 초 회당 600만원의 출연료를 540만원으로 재조정하는 선에서 유임됐었다. 김씨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 서울시청 앞 노제(路祭)의 사회를 봤고 지난주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 콘서트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석했었다. 이런 상황을 아는 시청자라면 누구나 김씨의 교체가 정규 프로그램 개편에 따른 정상적 교체라는 사실에 선뜻 수긍할 수 없게 돼 있다. 김씨의 교체를 "정권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을 방송에서 퇴출시키려는 정치탄압"이라고 하는 야당 주장에 더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정치적 배경은 없다"는 KBS 사장 주장이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

조선일보가 언제 이렇게 타락했고, 좌경화되었는가? 한낱 청년층에 있는 코미디언 한 사람을 놓고, 그것도 노골적으로 스스로를 좌익이라 한 사람을 놓고 조선일보가 사설이라는 귀중한 공간까지 할애하여 편을 든다는 것은 조선일보를 상당히 낯설게 만들 것이다.

한나라당 주성영이도 많이 취했다. 좌익으로 널리 알려진 손석희가 MBC 100분토론 사회자에서 밀려난 데 대해 애통해 했다. 그는 그의 홈페이지에 손석희에 대한 특별한 글을 마음먹고 올렸다. 국가 경영을 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겨우 배우들의 연봉이나 계산하고 다니니 이게 무슨 나라인가? 그는 검찰출신이고 국회의원이다. 검사 망신, 국회의원 망신을 그가 다 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국가 예산을 따지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 배우들이 받는 출연료에 대해서는 전문가다. 연예계에나 맞는 재목일지 몰라도 국회위원 재목은 아니라고 본다. 이하 주성영의 말이다.    

“손석희는 회당 200만원을 받는다. 개그맨 유재석씨의 경우 지난 1년간 MBC에서 9억5,440만원을 받아 회당 약 1,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2003년「대장금」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영애씨의 회당 출연료는 1천여만원이었다. 2007년에「태왕사신기」에 출연했던 배용준씨의 경우 회당 출연료는 1억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손씨의 역량과 지명도를 감안할 때 우리 국민들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고액 출연료는 아니라고 본다. 많은 광고 수익과 시청률을 가져오는 예능프로그램과 토론프로그램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청타깃이 다양하고 광범위한 오락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시사토론 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시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시청 층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좌익출신 김성식 ,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홍사덕, 주성영, 조선일보 모두가 술에 취한 것 같다.  

2009.10.1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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