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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표조작 가능했다①
“100매 단위 묶음 하지 않은 곳 많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각 지역구마다 전자개표기를 통과한 투표지를 균일하게 일정 단위로 묶은 게 아니라 지역구마다 임의수량으로 묶은 사실이 드러나 개표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개표기 시스템 자체가 100매 단위로 묶음을 하게끔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마다 투표지 묶음수가 일정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대선 당시 선거인명부를 담은 봉투의 봉인 테이프가 떨어진 상태로 보관 되어있다.

또 실제 재검표 결과에서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러 지역에서 첫 개표 때와 틀린 결과가 나와 내년 총선에 대비해서라도 투명하고 명료한 개표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구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지 100매 묶음에 대해 "투표지를 100매씩 묶는 것은 지금까지 계속해왔던 일이라 어찌 보면 '선관위 관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100매 묶음으로 하지 않을 경우 확인절차의 어려움이 있어 편의상 100매씩 묶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왜 많은 지역에서 이렇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화 선관위 관계자도 "강화는 100매 묶음 단위로 했다. 100매 단위로 하는 게 확인 작업하는 데 좋고, 또 포장할 때 간편하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데도 100매 단위가 좋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부정선거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 1월 28일 작성한 '80개 개표구 재검표 참관 결과 보고'에 따르면 80개 중 19개 개표구가 투표지 100매 단위 묶음을 미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100매 단위 묶음 미실시 지역으로는 서울(강서, 은평, 송파, 서대문, 중랑, 강북, 동작, 노원), 경기(안성, 의정부, 하남, 파주), 인천(동구, 남구), 충남(천안, 음성, 금산, 제천), 강원(철원) 등으로 조사됐으나 독립신문 확인결과 미실시 지역이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진상조사위에 참여했던 구본근 부장은 "서울 송파의 경우 몇 백장씩 묶여 있는가 하면, 70~80장씩 묶여 있는 등 투표지 묶음이 중구난방 이었다"면서 "개표기 자체에서 반드시 100개씩 묶게 돼 있고, 임의로 뽑아내선 안 되는데 선관위는 100개씩 묶지 않았다"고 말했다.

80개 중 19개 개표구가 투표지 100매 단위 묶음을 미실시

이어 그는 "개표기에 투표지가 100개가 차야 꺼내도록 돼 있는데 100장이 안찬 상태에서 꺼낸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100개씩 고무밴딩 안했다는 것이 도저히 안 되는 것인데, 당시에는 전체표차에만 신경 쓰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100매 묶음 미실시 지역은 100매 단위로 묶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노원구는 재검표 결과 투표용지가 100표 단위로 묶여있지 않고, 110~700표, 또는 1000표 이상이 한다발로 묶여져 있었다. 이에 대해 노원구 관계자는 "개표기에서 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지를 수시로 꺼내 고무밴딩하였으므로 정확히 100매 단위로 묶여져 있지 않을 수도 있으며, 개표기에서 후보자별로 정확히 계수가 되기 때문에 100매 단위로 묶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마다 투표지 묶음이 다른 이유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대로 지시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당시 제작한 '개표기에 의한 개표실무요령'에 따르면 "투표자가 6인 이상인 경우 득표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자와 미분류 투표지는 2개의 투표지적재함을 지정하고 기타 후보자는 1개의 투표지적재함을 지정하게 돼 있다. 2개의 투표지적재함을 지정한 경우 선순위 적재함에 100매의 투표지가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다음 적재함으로 다시 100매가 들어가게 된다.

개표기가 투표지매수를 자동적으로 계산하고 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지와 미분류된 투표지를 구분하여 관리하게 되므로 후보자별로 투표지를 100매단위로 꼭 구분할 필요는 없으며 개표기에서 꺼낸 투표지를 적정한 단위로 밴딩하여 후보자별로 관리하면 된다. 다만, 2개의 투표지적재함을 지정받은 경우 100매단위로 적재함이 바뀌므로 100매를 꺼낼 때마다 밴드로 구분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적혀있다.

이에 대해 한 선관위 관계자는 "그동안 100매 단위로 묶어 왔고, 확인절차에서도 100매 단위로 묶는 게 일처리 과정에서 수월한 데 왜 선관위가 이같은 지시를 내렸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대선재검표 결과 첫 개표와 1300여표 차이 발생

선거법 제 178조(개표의 진행)에 따르면 후보자별 득표수의 공표는 출석한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전원은 공표전에 득표수를 검열하고 개표상황에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제 278조(전산조직에 의한 투표·개표) 3항에서는 "개표사무관리의 전산화에 있어서는 정당 또는 후보자별 득표수의 계산이 정확하고, 투표결과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하며, 정당 또는 후보자의 참관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가 지시한 '개표기에 의한 개표실무요령'을 따를 경우 재확인이 어려우며, 재확인 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걸려 투표결과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아 선거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월 한나라당이 대통령 당선 무효소송을 내자 전국 80개 개표구 투표지에 대한 재검표를 벌였다. 1100만여표를 수작업으로 재검표한 결과 1300여표가 잘못 분류된 것으로 드러난바 있다.

또 최근 전자개표기 납품 비리 의혹이 일면서 지난 대선 때 사용된 전자개표기가 실제로 사용하기 전에 시험 개표단계에서 7%대의 오류율을 보였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내년 총선에서도 7%대의 오류율을 보인 이 개표기가 사용될 예정이다. 또 중앙선관위의 정확한 지시가 없다면 이번처럼 각 개표구마다 투표지를 다르게 묶어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

때문에 개표기 프로그램에 대한 철저한 검증의 요구가 대두되고 있다. 또 증거물 검증이 안된 상태에서 숫자 확인만 하고 있어 향후 개표기 내의 이미지 파일과 투표지와의 대조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혜원 기자 [email protected]

- 선거인명부를 담은 봉투의 봉인이 열려진 상태로 보관되어있다.

- 선거인명부를 담은 봉투의 봉인이 뜯겨진 상태로 보관되어있다.

- 잔여투표용지를 담은 봉투의 봉인이 누군가에 의해 뜯겨진 상태로 보관되어있다.

- 잔여투표용지 보관봉투에 아무런 기재 사항도 없다.

- 절취된 일련번호지 봉투의 봉인이 뜯겨진 상태로 보관되어있다.

- 선거인명부 봉투의 봉인이 서로 일치하지 않고 빚겨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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