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서울 관악을이 이번 4·29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른 가운데 이 지역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들의 이색 경력도 흥미진진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정식 후보 

무소속 후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홍정식(65) 활빈단 대표다. 홍 후보는 보수단체의 시위 현장에서는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는 1998년 세관 공무원을 사직하고, ‘홍길동전’의 활빈당(活貧黨)에서 ‘활빈(가난한 사람을 돕는다)’을 따고, 사회주의 색채를 버리기 위해 당(黨)이 아닌 ‘단(團)’을 붙여 활빈단을 만들었다. 홍 후보는 지난해 연말에는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북한의 김일성 3부자를 긍정 평가하고, 북한을 인권·복지 국가인 것처럼 묘사했다며 검찰에 신씨와 황씨를 고발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위헌 결정을 내리자 헌재 앞에서 ‘간통죄는 고조선부터 이어진 가정보호법’이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또 한명의 눈에 띄는 후보는 변희재(41) 전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다. 변 후보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부부(夫婦)를 ‘종북(從北)’이라고 표현했다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기도 한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 개헌 야합 저지, 종북과의 전쟁을 수행해낼 수 있는 새누리당 후보가 없다면, 장외 애국진영에서 누군가 한 명은 깃발을 들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저 하나라면 저라도 나설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에는 변 후보를 지지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변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정 전 의원의 출마를 비판한 것과 관련, 자신의 트위터에 “관악을 후보 중 정치적 자격 없는 인물은 이상규 선대위원장 출신 정태호 한 명이죠. 억울하게 의원직 박탈당했다는 본인이 모신 후보를 버리고 나온 셈”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이 지난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 연대했을 당시 정 후보가 이상규 전 통진당 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고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