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김용갑 "손에 흙,피안묻히고 뭐가 되겠나"국보법만은 꼭지켜야...앞으론 정치안해...

김용갑 “손에 흙.피 안묻히고 뭐가 되겠나”
´국보법 사수´ 한나라당 김용갑의원 인터뷰
"국보법만은 꼭 지켜야…앞으론 정치 안해"
"열린당 案대로 통과되면 의원할 이유없다"
2004-10-25 20:20:52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박근혜 당대표에게 사직서까지 제출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 기자가 25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국보법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정말 이견(異見)을 제시할 수 없을 만큼 확고한 신념을 거듭 내비쳤다.

-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

김 의원은 국보법 문제와 관련해 사퇴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나는 15대 국회에 첫 발을 디디면서 다른 분야는 확실히 커버를 못 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안보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것이 시대 흐름에 따라서, 특히 우리 사회가 자꾸 친북좌경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이 법을 꼭 지켜야 되겠다’ 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70-80%가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이 국감 도중 국보법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이를 비롯한 4대입법안을 제출했다”며 “한나라당의 당대표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 구성원들이 과연 이 ´4대악법´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막아낼 수 있느냐에 대한 의심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국보법이 열린우리당의 안대로 통과되면 내가 여기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더 이상 정치를 할 이유도 없어 사표를 던지고 모든 결의를 가지고 이를 저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보법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행보에 대해 “손에 흙 안 묻히고, 피 안 묻히고 그래서 뭐가 되겠나 싶다”고 비판하며 “한나라당이 의지만 있다면 의장도 국회 못 들어오게 하고, 120명의 국회의원이 한 마음으로 단상을 점거하면 이 법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당내에서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소수 의원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폐지를 주장하는 의원이 고진화, 배일도 의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로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고 의원은 아직 어리다고 판단했고, 배 의원의 경우는 당이 공천해준 것부터 문제였고, 계속 당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기가 찰 노릇’”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김 의원은 국회 내 1인 피켓시위 및 5분 발언과 관련해 “나는 17대 국회를 끝으로 더 이상 정치를 안 할 것이다”며 “그런 내가 무엇을 바라겠는가. 밖에서 국가 원로와 보수 세력들이 저렇게 국가보안법을 사수하겠다고 하는데, 내가 국회 안에서 이렇게라도 알리지 못하면 나는 존재가치가 없다. 어떻게 하던지 개인적인 부끄러움을 넘어 이렇게라도 해서 국보법을 사수해야 겠다는 의지를 알린 것”이라며 국보법 사수에 대한 확신을 재차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강경보수´ 또는 ´극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하자 김 의원은 "국가안보나 국보법 외의 사안에 대해서는 융통성이 상당히 많다"면서 "안보가 아닌 민생, 경제와 관련된 상임위에서는 열린당 소장파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실제 자기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와 다르니까 도리어 그들이 칭찬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과 가진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박근혜 대표에게 사퇴서를 제출하면서까지 국보법 사수에 대한 확연한 의지를 표명했는데, 이렇게까지 국보법 사수에 나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정치인들이 국회에 들어와서 활동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거예요. 자기가 능력이 있어서 일 것이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 들어오고,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들어오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나는 15대 때 국회에 들어오면서 다른 분야는 커버를 못 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안보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이것이 시대흐름에 따라서 특히 우리 사회가 자꾸 친북 좌경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이 법을 꼭 지켜야 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세워 놓았습니다."

"지금 국민 70-80%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데, 국정감사를 10여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국보법 폐지를 당론으로 정해서 입법안을 제출하고 나머지(4대)법안을 제출하는데, 한나라당은 저지하겠다고 하기는 했지만 내가 그때 생각하기를 한나라당은 ‘말로만 저지하겠다’ 이런 소리를 자주해요. 나는 국보법이 열린우리당의 안대로 통과되면, 내가 여기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요. 더 이상 정치를 할 이유도 없고, 내가 내 자신에 대한 거부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사표를 던지고 모든 결의를 가지고 이것을 저지하게 된 것입니다."

"또 이런 와중에 당대표라든지 원내대표라든지 그 구성원들이 과연 국보법 폐지를 선두로 한 이 ‘4대 악법’을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받쳐서 막아낼 수 있느냐’. ‘그런 결의가 되어 있느냐’ 이런 것에 대한 의심이 자꾸 생겼습니다. 또 보니까 굉장히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에 흙 안 묻히고 피 안 묻히고 그래서 뭐 되겠나, 확고한 결의를 가지고 해야죠.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장석에서만 하게 되어있는데 한나라당이 의지만 있으면 의장 국회 못 들어오게 하고, 들어오더라도 우리가 단상 점거해 버리고 이러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데, 20명이 진짜로 진을 치면 절대로 통과 못해. 앞으로 한달이내에 최고의 전투가 벌어질거야."

최근 의원님이 보이신 1인 피켓시위, 5분 발언 중 실신, 사퇴서 제출까지 ‘튀는 행동’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5분 발언 중의 실신은 국보법 폐지에 대해 강도 높게 발언을 하기 전에, 소장파 의원들이 ‘나가서 뭐하냐’ 고 반대하며 발언권을 안 주는 것에 대해 내가 항의를 했습니다. 그러다 굉장히 격해지게 되고 발언 중 쓰러지게 된 것입니다. 또 피켓 시위는 아무리 내가 밖에서 떠들어도 국회 안에서 하는 것만 못 하기 때문에 한 것이죠. 국회안에서 1인 시위를 하면 당연히 주목을 더 받게 돼있는거지. 나이가 제일 많은 3선 의원으로서 그 일(피켓시위)을 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17대로 국회는 끝이야. 더 이상 정치는 안 할 거야. 그런 내가 얻을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밖에서 국가 원로와 보수 세력들이 저렇게 국가보안법 사수하겠다고 하는데 국회 안에서 내가 표시를 통해서 이렇게라도 알리지 못하면 내가 존재가치가 없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하든지 개인적인 부끄러움을 넘어 이렇게라도 해야 되겠다 싶었습니다. 사퇴서를 낸 것도 국보법이 폐지되면 내 존재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고, 내가 (17대)국회에 계속 있으려면 여기에 모든 것을 걸고 막 싸워야겠죠.

당내 소수 의원들이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이에 대한 의원님의 생각은?

공개적으로 고진화 의원과 배일도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 의원의 경우는 국보법으로 처벌을 받았지만, 국보법으로 여러 번 처벌당한 김문수 의원도 국보법 골격 그대로 완전히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내 원로의원들은 고 의원이 아직 어리니까 공개적으로 뭐라고 말하지 않고 있고, 배일도 의원이라는 사람은 한나라당이 공천해준 것부터 문제였고 특히 계속 당에 반하는 이야기를 해 왔는데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일각에서 김 의원님을 ´강경보수´ 또는 ´극우´ 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

"‘국가안보’라든지 국보법과 관련해서는 아주 투철하게, 누구보다도 확실한 신념에 찬 것이 있고, 그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융통성이 상당히 많습니다. 안보가 아닌 민생, 경제와 관련된 상임위에서는 열린당 소장파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나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실제 자기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와 다르니까 도리어 그들이 칭찬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전제가 있다면, ‘내 앞에서는 국가보안법 관련해서 얘기하지 마라. 그거 하면 좋은 사람인 내가 완전히 돌변한다’(웃음)는 입장은 분명히 합니다.

산자위 국감 중에 ‘오염된 물’을 녹차인 줄 아시고 드셨다는데?

오염된 물 사건은 ‘완전 헤프닝’인데 내 옆에 (한나라당)박순자 의원님이 강원도에 위치한 수력발전소 댐을 수력 발전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된 상태에서 오염이 된 겁니다. 오염정도가 아주 심하다고 해서 이 물을 떠가지고 (수력발전소)사장 보고 먹으라고 물 떠왔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책상위에 투명한 유리컵에 녹차가 있기에, 내가 보니까 딱 녹차야. 그래서 친절하게 녹차도 한 잔 줬구나, 참 고마워하며 마시는데 맛이 이상해서 조금 먹고 말았어요. 나중에 내가 오염된 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오염된 물을 가져다 놓으면 어떻게 하느냐. 내가 마셨지 않았냐”고 밝혀서 언론에 보도됐는데, 나는 조금 마셨는데 ‘김용갑 의원 오염물 꿀꺽, 원샷’ 모 이런 식으로 확대 보도 된거지. 그런데 다른 동료의원도 내가 말 하지 않았으면 자기도 식혜인 줄 알고 마셨을 거라고.

[변효진 기자] [email protected]

136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