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盧대통령 ‘탈권위’ 행보 연일 화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탈권위적인 파격 행보가 연일 화제다.
노대통령은 18일 청와대 국무회의 예정시각보다 13분 일찍 회의장에 들어섰다. 국무회의장에는 절반 가량의 장관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미리 와 있던 장관들도 대통령의 돌연한 출현에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노대통령은 “어디 차마실 데 없나. 우리 정부는 장관들에게 차도 안주나”라면서 장관들과 악수를 나눴다.
노대통령은 한명숙(韓明淑) 환경부장관이 “이렇게 불쑥 들어오시면 어떡하느냐”고 하자 “옷 다 입고 있는데 뭘…”이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노대통령은 고건(高建) 총리 등 몇몇 국무위원과 함께 회의장 옆 국빈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환담을 나눈 뒤 시간에 맞춰 다시 들어왔다.
노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참여정부의 장관은 이해집단의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다. 어느 방향을 스스로 판단해서 정하면 열정과 소신을 갖고 국무회의에서도 싸우고, 이해집단들과도 싸워야 한다”고 ‘장관론’을 피력했다.
덩달아 청와대 분위기도 달라졌다.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은 “수석이나 보좌관 누구도 대통령 앞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운다”면서 “처음에 나는 ‘이 정도가 돼도 될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과 수석·보좌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자유토론도 화젯거리로 전해지고 있다. 문실장은 “포도주를 마시면서 별의별 얘기를 다한다. 아슬아슬하기도 하지만 이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공언한 ‘실무형’ 국정원장 인선기준을 ‘거물급’으로 바꾼 것도 이 자리에서다.
문실장은 “미국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백악관 사진사가 누운 자세로 사진을 찍더라. 클린턴 대통령에게 ‘하이 프레지던트’라고 부르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부러웠는데 지금은 우리가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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