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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연히 받아야”- 강재섭 “논의할 때 아니다”

유병권기자 [email protected]

한나라당이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친(親) 박근혜계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를 놓고 친이(이명박)계와 친박계가 정면충돌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친박계는 11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회동을 갖고 일괄복당 추진 등 행동 통일을 결의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한나라당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 전 대표는 “친박계 당선자들은 국민의 심판을 받으셨기 때문에 당연히 당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만약 받지 않겠다면 그것은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즉각적인 복당 허용을 요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달성군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서청원 대표, 홍사덕 선대위원장, 김무성 의원 등 친박연대 및 친박무소속 연대 소속 24명의 당선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그런 모든 것이 바로잡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지지받는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당 일각에서 제기된 선별적 복당 허용 주장에 대해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며 일괄복당 허용을 주장했다.

그러나 강재섭 대표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 “복당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강 대표는 “당장 순수 무소속 4, 5명을 받아들이는 것이야 쉽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157석을 넘겨 전체 상임위를 장악하려고 꼼수를 썼다며 ‘공작정치’ ‘강압정치’라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친박연대의 ‘당 대 당’ 통합요구를 일축했다. 이같은 언급은 이 대통령과의 첫 정례회동을 마친 직후 나온 것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당 지도부 및 선거대책위원들과 만찬 자리에서 “하도 친이(親李)라고 하기에 나는 친 이재오(의원)를 얘기하는 줄 알았다”고 하면서 친이, 친박으로 구분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고 참석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날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2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안상수 원내대표와 박희태, 김덕룡, 정몽준 의원 등 15명이 참석했다. 부친상을 당한 강재섭 대표와 낙선한 뒤 사무총장직을 사퇴한 이방호 의원은 불참했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행동을 통일하기로 결론을 냈다. 무소속 연대나 친박연대 관계 없이 행동을 통일하기로 했다”면서 “한나라당에서시도하고 있는 선별입당은 당장 중지해야 한다. 이는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고 국민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와 친박계 당선자들은 회동 후 강 대표 부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복당문제를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친박무소속 연대를 주도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한나라당 복당이 안되면 친박연대와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며 “그 뒤에도 한나라당 복당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복당 문제가 한나라당 내부 문제를 넘어 향후 정국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정치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유병권기자, 대구=권은중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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