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당선무효] 공작금 받고 사실상 간첩활동

[사회]
공작금 받고 사실상 간첩활동
[중앙일보 2003-10-01 21:12:00]

[중앙일보 김원배 기자] 1일 국정원이 공개한 송두율 교수의 혐의는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중대 범죄다.

북한 노동당의 고위 간부직을 갖고 정기적으로 거액의 공작금을 받았다는 부분은 그가 사실상 간첩 활동을 해왔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宋교수가 1973년 9월 노동당에 입당했고, 91년 5월께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나고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다는 대목은 국가보안법 제3조 1항 반국가단체 가입 혐의에 해당한다.

노동당 서열 23위인 간부(후보위원)였다면 특히 이 조항의 ②호(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 종사)가 적용된다.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중죄다. 국정원은 이 부분을 "宋교수가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宋교수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宋교수는 그렇게 인정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宋교수가 10여만달러의 돈을 받았다는 부분도 결정적 혐의다. 18차례 북한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1천~2천달러씩을 지원받고, 91~95년에 매년 2만~3만달러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보안법 제5조 금품수수 조항에 저촉된다. 처벌은 7년 이하의 징역. 특히 공작금 부분은 대개의 대공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요소가 돼왔다.

또 북한 측 인사와 회합.통신을 한 혐의와 북한의 요청을 받고 입북(특수탈출)한 혐의도 적용됐다. 다만 85년 재독 유학생 오길남씨에게 입북을 권유했다는 부분은 공소시효(15년)가 지난 상태다.

국정원으로부터 이날 사건 기록을 송치받은 검찰은 사법처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법대로 단죄할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다. 宋교수가 대국민 공개 사과 등의 '진지한 반성'을 할 경우 정상을 참작한다는 '조건부 선처 방침'(본지 10월 1일자 1면)이 법무부와 국정원.검찰 등 관계 당국 차원에서 교감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도 이날 검찰에 "원칙적으로 기소해야 하지만 보다 더 진지한 반성을 하고 우리의 포용정책을 받아들이면 공소보류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자진 귀국해 반성 의사와 노동당 탈당 의사를 밝혔고▶한국법을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표했으며▶현재 독일인 신분으로 반국가단체 가입 후 상당 기간 경과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 ▶70년대 국제 정치 정세에 대한 반발 심리로 노동당에 가입했고▶전통 우방인 독일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상황 논리도 덧붙였다.

따라서 宋교수가 혐의 내용을 모두 시인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국정원의 의견대로 공소 보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소 보류는 국가보안법에만 있는 제도로 2년이 지나면 해당 범죄에 대해 다시 기소를 못하게 한 것이다. 조건부로 면죄부를 주는 조치로, 주로 전향한 간첩들에게 적용한다.

그러나 만일 宋교수가 국정원 조사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검찰은 宋교수를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국정원의 조사 내용은 당사자가 부인할 경우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검찰은 宋교수를 원칙대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원배 기자 [email protected]

43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