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 구국의 영웅 박정희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을 반대하는 분들이 노통을 비난하는 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미루어 짐작'하는 것들이다. 안봐도 뻔한 것이며, 불문가지라는 것이다.

박대통령 논란을 보자. 한일협정과 관련한 외교문서가 공개됐다. 이게 노무현이 박정희를 죽이기 위해서 한 거란다. 문화재청이 광화문 현판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것도 노무현이 박정희를 죽이기 위해서 하는 거란다. 또 뭐가 있더라? 아무튼 노무현 대통령이 박정희를 못 잡아 먹어서 난리란다.

한일협정 외교문서는 법적으로 공개해야 할 시한이 한참 지난 것인데다가, 그나마 일제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정보공개 요구가 법원의 판결로 받아들여진 결과로 공개된 것이라는 얘기는, 들으려고 믿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광화문 현판은 1995년에 (그때 대통령이 누구더라?) 광화문을 복원하기로 이미 결정한 것이고, 그 작업의 일환으로 광복 60주년을 맞아 우선 현판부터 교체하기로 한 것이라는 문화재청장의 말도 다 변명이고 궤변이고 헛소리란다.

말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하면 박정희를 죽일까 궁리하다가 불현듯 외무부장관에게 "한일협정 외교문서 그거 공개해" 하고 지시를 하고, 또 조금 있다가 문화재청장에게 "광화문 현판 그거 봐꿔버려" 이렇게 지시를 했다는 얘기인 것 같다. 아니면 지시를 하지는 않았어도 노대통령의 '박정희 죽이기' 의지가 강해서 외교부장관이나 문화재청장이 알아서 그렇게 결정한 것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증거 있나? 증거 없다. 안 봐도 뻔한 거란다. 무슨 얘기든 무슨 주장이든 모두 다 똑 부러지는 증거를 가지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런 증거 없이 막무가내로 무슨 주장을 할 때는 가슴 한 켠에 뭔가 캥기는 게 있어야 하는데, 안 봐도 뻔한 거라면서 입에 거품을 무는 분들은 가슴에 캥기는 것도 없다. 그냥 무조건 안 봐도 뻔한 거란다.

노무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한 말 중에 죽이지 못해 안달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말 있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말을 무진장 많이 한다고 욕먹는 사람이다. 공식적인 발언이든, 비공식적인 말이든, 노대통령의 말이라면, 특히 욕 들어먹을 건덕지가 쥐톨만큼이라도 있는 말이라면 미주알 고주알 다 캐내서 대문짝 만하게 쓰는 대형 신문사도 있다.

그 신문에서조차 노무현 대통령이 박정희 전대통령을 죽이지 못해 안달나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그 어떤 말을 했다고 보도한 적도 없다. 그런 말 한 적 없는데도 안 봐도 뻔한 것이라며 그 신문도 마구 써대고 있고, 불문가지론(不問可知論)을 철학의 바탕으로 삼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노대통령이 직접 그런 말이나 행위를 한 적이 없는데도 '박정희 죽이기' 운운 하는 분들이 나름대로 내세우고 있는 가장 그럴듯한 근거는 노대통령이 주창한 과거사 규명 작업이다. 노대통령이 과거사 규명 작업을 제안한 것은 작년 8.15 경축사에서였다. 긴 말 할 것 없이 신문기사를 인용해보자. 동아일보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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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盧武鉉) 대통령은 15일 “반민족 친일행위뿐만 아니라 과거 국가권력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불법행위도 진상을 규명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지난 역사에서 쟁점이 됐던 사안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진상규명특위를 국회 내에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날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59주년 8·15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노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분열과 반목은 굴절된 역사에서 비롯됐으며, 이제 분열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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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틀린 말 있나? '과거'에 '국가권력'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불법행위'가 있었다. 이것을 규명하고 정리해야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된다. 틀린 말 있나?

노대통령의 관심은 박정희가 아니다. 그의 관심은 '인권침해와 불법행위를 저지른 과거의 국가권력'이고, 그것의 정리를 통한 '분열과 반목의 종식'이다. 그 당시 국가권력의 정점에 하필 구국의 영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는 것이야 뭐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그 국가권력의 정점에 구국의 영웅 박정희 대통령이 있다고 해서 그 혹독한 인권침해와 국가 불법행위들을 다 그냥 덮고 가랴?

'국가범죄의 규명과 해결', 그리고 '박정희 죽이기'는 불행히도 결과야 마찬가지일 지 모르지만 그 근본과 목표는 전혀 다른 일이다.

어떤 회사가 탈세를 했다. 그 회사 사장이 김개똥이라고 하자. 경찰은 그 회사의 탈세행위를 수사해서 처벌해야 한다. 수사의 결과로 김개똥 사장도 피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경찰이 김개똥 사장한테 피해주려고, 김개똥 죽이려고 수사하나? 경찰은 김개똥에게 관심 없다. 탈세범을 처벌하여 공정과세가 이루어지고 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수사하는 거다. 김개똥이 탈세한 회사의 사장인 것은 김개똥의 책임이지 경찰의 책임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의 국가권력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그것은 맞다. 그러나 박 전대통령의 존재가 지금의 시점에서 뭔가 대단해서 그의 위상을 꼬꾸라뜨리기 위해 그 거대한 과거사 진상작업을 벌이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구국의 영웅이라거나 경제발전의 화신이라거나 하는 평가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데 지장을 초래할 일이 별로 없다. 그 평가가 맞다면 그의 업적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한 훌륭한 토대로서 그대로 존재할 것이고 보탬을 줄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국가기관이 저지른 범죄행위를 그냥 거적대기로 덮고 넘어가는 것은 우리나라가 정의로운 민주국가로 발전해 나가는데 치명적인 지장을 초래한다. 따라서 이를 철저히 규명하여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보상할 것은 보상해야 한다. 그런데 규명해야할 그 시절의 대통령이 하필 박정희 대통령인 것 뿐이다.

공(功)은 공(功)대로 과(過)는 과(過)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쩌나, 노대통령은 공(功)이든 과(過)든 박정희 전대통령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데도 관심 없다. 현 대통령이 뭐하러 전 대통령을 잘했니 못했니 평가하나?

노무현은 박정희에 관심 없다. 오로지 국가권력의 불법행위를 규명하여 국가의 도덕성을 복원하고자 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관심 없는 사람 붙잡고 괜히 관심 있다고 빡빡 우기면서 죽이니 살리니, 이기니 지니 핏대 올려봐야 우기는 사람만 피곤하다. 146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