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최진실을 좋아하진 않지만,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최진실 잘 된 게 배 아프긴 해도 나에게 피해를 준 것이 아니기에 단지 좋아하지 않아 무시할 뿐이다.
그런데, 사채설이 등장하면서 최진실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한 자들은 누구일까.
이는 오히려 거꾸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최근 각종 인터넷에서 보았고, 비슷한 느낌은 받았지만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이제사 써본다.
사채가 진짜 최진실 돈일까?
사업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최진실이 안재환과 그만한 현찰을 빌려주는 의리관계를 맺었다고 보는가.
혹시 최진실의 명의를 이용하여 사채를 굴린 다른 전주(錢主)가 정체가 탄로 나는 게 두려워서가 아닐까?
안재환의 사채가 최진실의 돈이 아니라면, 누가 사채 전주(錢主)인지 혹은 최진실의 명의를 이용한 사채 전주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 지부터 먼저 관심사가 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사채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악플 때문에 최진실이 자살했다는 것만 난무하고, 이를 액면 그대로 믿고 일명 “최진실법”이라는 악플방지법을 한나라당이 들고 나온 소동부터가 왠지 웃긴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도 하필이면 좌파의 주장에 곧이곧대로 넘어가 포퓰리즘을 연출하며, 귀 얇게 처신하는 홍준표를 통해서 말이다.
일의 순서가 안 맞다. 마치 좌파정권 때 6.25를 그냥 건너뛰고 과거 따진 것처럼...
만약 악플방지법이 제정되어 좌익 알바들이 악플 때리는 것과 우익 생업인들이 좌익을 비판하는 것이 같은 수준으로 취급 받는다면, 앞으로 김대중-노무현에 대한 비판이 매우 난감하게 되는 점을 간과한 것인지, 노린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
그럼 정리해보자.
첫째, 안재환이 그 여름날 더위를 참아가며 차 안에서 연탄난로 피워놓고 연탄가스 마시고 죽었다는 것부터 요상한 일이다.
1972년생이면 연탄 피우는 방법에 대하여 어수룩할 뿐 아니라 연탄가스 중독(∵ 80년대 중반 들어 대부분 연탄보일러->기름보일러 단계)에 대하여도 인식이 깊지 못하며, 자살하는 사람치고 스스로 고통(차안의 찜통 더위)스러운 방법을 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탄 화덕을 차안에 두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연탄가스만 나오고 화재는 안 났다는 것도 요상하다.
둘째, 안재환의 사채가 최진실 돈이라는 소문이 나오자마자 악플에 시달렸다는 이유로 최진실 자살?
사채가 최진실 돈인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악플소동으로 최진실이 미리 자살해버리고, 사채가 누구 돈인지 방송에서 아무 관심도 안 보이는데도, 엉뚱하게 최진실이 악플 때문에 죽었다면서 악플방지법 입안 소동으로 시끄럽다.
셋째, 아무리 우울증이라 하지만 문자메세지로 유서 쓰고 자살하는 사람도 있나?
자필유서는 대필이 어렵지만, 문자메세지는 대신하기가 쉽다는 점도 괜스래 눈에 띈다.
자살도 하필이면 (은닉·소지가 용이한) 줄로 목매달고 자살? 아무래도 자살치곤 정황이 어색하다.
그래서 말인데, “악플 소동”이 “교묘한 연막”이라면 어떻게 될까? 바람잡기용 “가짜이유” 말이다.
사채의 실질적 전주(錢主)의 정체가 탄로 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는 이유를 성립시키려고 눈치도 모르는 딴나라당에다 인터넷이나 보좌진을 통하여 악플방지법 제정을 충동질하고, 악플방지법 제정 움직임이 일어나니 이를 악랄하게 반대하는 소동을 벌여서, 정작 사채가 진짜 최진실 돈인지에 대한 관심은 핫바지 사이로 방귀 새듯이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고 보면, 비약이 심한가?
악플소동을 최진실을 없애야 하는 자가 최진실을 미워하는 자를 이용한 연막작전으로 본다면, 비약이 심했나?
하지만, 사채를 썼으되 사채업자에게 시달리지 않았는데, 안재환이 사채 때문에 자살했고, 그 사채가 최진실 돈인지 밝히지도 않은 채 악플 소동이 먼저 등장하여 보도의 주된 흐름이 되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정체를 드러내면 큰일 날 사채 전주(錢主)의 노출이 우려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은 아닐까?
끝으로, 굳이 최진실의 명의를 이용하려는 전주(錢主)가 있다면, 과연 그는 누구일까?
일부러 유명인을 이용하여 스스로 유명세 때문에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사실을 이용하는 어마어마한 거물?
그런 사람이 없길 바랄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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