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란을 빌어 종종 인용했던 글이 있다. 자유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선거는 통치권을 창출하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통치권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이 정치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며, 그 수단의 중심에는 지지 계층의 여론형성이 상당히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다보니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에 임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여론의 흐름을 예민하게 주시하게 되고 수시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여론의 흐름이란 다름 아닌 민심의 흐름이다. 어쨌든 이명박 정부는 민심의 흐름에 편승하여 국민들로부터 과반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아 통치권을 부여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일부 추종하는 세력들 그리고 소위 제1 야당이라는 민주당은 여전히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지금도 정권을 잡고 있는 집권당 처럼 밤 놔라 대추 놔라 간섭하고 있다. 가장 좋은 사례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대북정책 간섭이다. 솔직히 간섭 차원을 떠나 협박 수준에 가깝다. 예를들어 보자.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박지원 민주당 의원,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 까지 마치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북정책 주문은 간섭을 넘어 노골적인 협박에 가깝다. 어쩐일인지 몰라도 김정일 정권에 대한 노심초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정권 창출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통치권을 창출하는 수단인 선거를 통하여, 후보는 공약을 하고, 지지하는 국민들의 소망을 담아 공약 위주로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긍극적인 목표 중의 하나다. 따라서 통치권을 부여 받은 5년동안은 지지율 만큼이나 그 정권의 색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통치권자는 국민에 대한 바람직한 자세다. 그러나 지금도 집권 정권으로 착각하고 있는 세력들이 있다. 특히 대북정책 문제에 부딪히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 정부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는 것도 속보인다. 세계 경제의 먹구름 앞에서 시급한 민생 문제와 관련된 새해 예산안 통과 문제도 예측컨대 이 정부의 대북정책과 조건부 협상을 요구 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조국의 역사적 과제다. 이렇듯 선진화로 가는 길목에서 김정일 정권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등 국론분열의 몸통 역할을 하고 있다. 김정일 정권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따지고 보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왔던‘같은 민족끼리’라든가‘남북관계의 특수성’이라는 말도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었다.‘남북경제협력’이라는 호칭도 지나치다. 경제협력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조건이 비슷한 국가들이 상호 이익을 위한 교류이다. 즉 김정일 정권의 경제의 크기와 대한민국의 경제의 크기는 규모면에서나 내용면에서 비교가 안된다. 그러므로‘남북경협’이 아니라 그냥‘지원’이 맞다. 따라서 김정일 정권은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큰 소리 칠 형편은 못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술 더 떠서 대북정책이 잘못되었다고 불만을 터트리며 마치 몽니부리 듯 전직 대통령을 역임했던 원로 정치인이 반 정부세력 규합(糾合)을 주문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DJ가 지난 달 27일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게“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역주행을 저지해야 한다”말한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민주당이 총대를 메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민주노총을 방문하고, 지난 2일에는 김근태 전 의원, 천정배 의원 등 당내 진보개혁세력이 모인‘민주연대’가 출범하며, 시민단체들은 국민회의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문제는 사정이 이러함에도 정권교체와 더블어 국민들이 만들어준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은 강 건너 불 구경하고 있다.

잠시 화제를 돌려보자.‘황야의 무법자’를 연상시키는 한국판 웨스턴 무비‘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는 영화가 올해 청룡 영화상에서 한국영화 최다 관객상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영화 최다 관객상은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한국 영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작품에 주는 상이다. 그러고 보면 정치판에도「좋은 정치인」「나쁜 정치인」「이상한 정치인」상을 만들어 해마다 국민들이 직접 수상하는 행사도 시도해 보는것도 좋을 듯 싶은데.. 글로벌 금융경색 여파로 국민들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어도 그들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에 여념이 없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좋은 정치인’은 꼭꼭 숨어버리고‘나쁜 정치인’과‘이상한 정치인’만 보여서 아무래도 그 상(賞)의 실효성은 당분간 해당 사항이 없을 듯 싶다.

‘착한사람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한나라당도 그렇고, 특히 한반도 통일문제는‘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에 빠져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일부 추종세력들, 그리고 민주당은 자중(自重)해야 한다. 좋은 소리는 못 들어도 나쁜 소리, 이상한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툭하면 제2 외환위기설로 국민을 선동하지 말든가, 잔치 기분은 다 내 놓고 설거지하는 후임 정권에게 눈꼽만큼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정책에 협조는 못할 망정 자중(自重)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도리가 아닐까 싶다. 민노당 강기갑의원 가라사대“재벌들의 곳간을 채워주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과 예산심의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는데, 그러면 김정일 정권 곳간은 그동안 누가 채워주었는가? 국민들이 보고 있다.‘나쁜 놈’‘이상한 놈’소리 안 들을려면 몽니도 적당히 부려야 할 것이다.

   오 동 추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