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있는 사람이 보이거든
A여인은 만주시장에서 좌판장사를 하던 중에 문선생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한국에 가게 해달라고 조르던 몇 개월 후
운명인지, 북한에 사는 친척 조카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는다.
거기에는 한번만 도와달라고 써있었다.
그 편지를 문선생에게 보여준 것이 시작이었다.
문선생은 편지를 읽으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더니,
3톤 트럭 한 대를 빌려 거기에 가득 국수, 빵, 식량거리들을 쌓고서
(그것을 다 채우려면 한국돈으로 약 백오십만원 정도 든다 )
자신은 남한 사람이어 강을 못건너니, A여인더러 그 차에 올라
조카들의 동네에 가져다 주라고 시켰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이,
"차가 가면서,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사람이 보이거든
무조건 그에게 빵을 던져 주라"고 했다.
그것이 1997년도의 일이니,
문선생은 이미 북한의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의 실상을 모르는 채, 단지 문선생의 부탁만을 받고
강을 건넜던 A여인은 문선생이 예언한 대로
길가에 숱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였고,
보이는 대로, 문선생이 실어준 많은 빵들을 그네들에게 던졌다.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
트럭을 달리면서, 길에 앉아있는 사람이 보이면 그냥 빵을 던지라 니,
그렇다. 길은 걸어다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 길을 걷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있는 사람들이라면, 필시
중병이 있거나, 죽을 지경이 가까운 사람일 게다.
그들에게 생명줄이 되는 << 무조건 빵 던지기 >>를
생각해내고, 행동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 타인들에게 묻고픈 것은,
크리스챤은 본회퍼 목사가 그의 옥중서간에서 말한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며,
예수 그리스도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사신 분이니,
크리스챤이야말로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존재들이어야 하는데,
오늘, 우리들은 이 빵을 누구에게 던지고 있는가 ?
나는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 ?
이 빵을 누구에게 던지고 있는가 ?
트럭을 달리며, 우리는 왜 쪼그리고 앉은 사람들을 보지 못하였는가 ?
우리의 눈이 장님이더란 말인가 ?
문득 아픔이 가슴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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